1. 인정 신청의 문턱: “준비된 공장만 시료 채취 가능”
과거와 달리 인정 절차의 첫 관문은 ‘서류’나 ‘시험’이 아닌 **‘현장 확인’**이다. 인정 신청이 접수되면 인정기관은 시험체 제작 전, 제조 공장을 방문하여 품질관리 상태를 먼저 점검한다.
• 제조 현장 품질관리 확인: 원재료의 수입 검사 성적서 보관 여부, 제조 공정의 배합 관리 및 로트(Lot) 기록, 설비의 교정 상태 등을 전방위적으로 심사한다. 특히 로트 추적 가능 여부는 핵심 점검 사항으로, 판매된 제품이 언제, 어떤 원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역추적이 불가능하면 인정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 입회 시료 채취: 이 품질관리 확인을 통과해야만 인정기관 담당자가 입회하여 시험용 시료를 채취하고 봉인한다. 이는 시험용으로 별도 제작된 ‘가짜 시료’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2. 성능 평가의 핵심: ‘화재안전율’과 ‘부속품 검증’
시험체 제작 후 진행되는 품질 시험은 실제 화재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기준보다 강화된 성적을 요구한다.
• 화재안전율(Safety Margin) 도입: 생산 및 시공 오차를 고려해 인정 신청 시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 방화문/셔터(비차열): 60분 성능 신청 시 시험 결과 70분 이상 버텨야 인정.
◦ 차열 성능: 30분 성능 신청 시 시험 결과 35분 이상 버텨야 인정.
• 깐깐해진 부속품 기준: 방화문 성능은 문짝뿐만 아니라 부속품에 좌우된다.
◦ 도어클로저: 문을 열 때 필요한 힘은 133N 이하, 완전 개방 시 67N 이하여야 하며, 화재 시 문을 확실히 닫아줄 수 있는 성능이 검증되어야 한다.
◦ 디지털 도어록: KS C 9806(디지털도어록)에 따른 ‘내화형’ 제품이어야 하며, 화재 시 대비 방법(고온에서 잠금 해제 등)이 검증된 제품만 부착 가능하다.

3. 유통과 시공의 투명성: ‘인정 표시’와 ‘실적 추적’
시험을 통과해 인정을 받은 후에도 관리는 계속된다. 제품 식별과 이력 관리가 의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 영구적인 인정 표시: 인정업자는 제품 표면에 인정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포장재가 아닌 제품 자체에 음각이나 금속재 등을 사용하여 제품 수명 기간 동안 식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건축공사장별 시공 실적 제출: 인정업자는 분기별로 생산·판매 실적을 보고해야 하는데, 단순 수량이 아닌 **‘건축공사장별 납품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현장명, 주소, 납품 일자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의 **로트 번호(Lot No.)**까지 포함되어야 해, 불량 자재 발생 시 특정 현장을 핀셋으로 찾아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4. 현장 정밀 검증: ‘바꿔치기’ 꼼수 차단
지침의 백미는 **‘건축공사장 품질관리 확인점검’**이다. 인정기관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보고한 계획에 따라 실제 시공 현장을 불시에 점검한다. 점검관은 마이크로미터 등 정밀 계측기를 휴대하고 다음 사항을 전수 조사급으로 확인한다.
특히 방화문의 경우 문을 뜯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부 심재나 접착제의 종류까지 확인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겉모습만 그럴싸한 저급 제품 시공을 원천 봉쇄한다.
[주요 현장 점검 체크리스트]
| 구분 | 주요 점검 항목 (불일치 시 적발) |
| 방화문 | 철판 두께: 인정받은 두께 이상인지 실측 내부 충진재: 인정받은 재료(밀도 등)와 동일한지 확인 접착제: 인정 시 사용된 제품 및 도포량 준수 여부 가스켓/도어록: 인정된 부속품 모델 사용 여부 |
| 셔터 | 슬랫/가이드레일 두께: 철판 두께 실측 맞물림 길이: 가이드레일과 슬랫의 맞물림 깊이 확인 모터(개폐기): 인정 제품과 동일 모델 및 용량 확인 |
5. 변경 관리: 공장 이전 시 ‘재시험’ 원칙
제조 공장을 이전하거나 주요 설비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성능 유지를 입증해야 한다.
• 필수 재시험: 공장 이전이나 주요 설비 변경 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모델에 대해 내화시험 1회, 차연시험 2회 이상을 다시 실시하여 성능 변화가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 양도·양수: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에도 단순 서류 변경이 아니라, 제조현장 등록증 및 품질관리 능력을 재검증받을 수 있다.
[결론] 촘촘해진 규제, 화재 안전의 ‘골든타임’ 지킨다
이 세부운영지침은 제조사에게는 까다로운 진입 장벽과 엄격한 품질 관리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화재 시 유독가스와 화염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다. 건설 현장과 제조업계는 이 지침을 숙지하여, 적법한 자재의 생산과 시공이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료 출처: 「방화문 및 자동방화셔터의 인정 및 관리기준 세부운영지침」(한국건설기술연구원, 202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