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폭발 사고 이후 화약류·위험물 취급 사업장에 대한 소방시설 설치·점검·보고 의무를 법에 명문화하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화약류 및 위험물을 제조·저장·취급하는 사업장을 ‘위험시설’로 규정하고, 시설 규모와 관계없이 소방시설 설치·관리 의무를 부과하며 자체 소방시설 점검 및 점검 결과·후속조치 보고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개정안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상 화약류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 모두를 적용 대상으로 삼는다. 현행 소방시설법이 시설 규모 기준으로 의무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구조인 데 반해, 개정안은 규모 불문 일괄 적용을 원칙으로 한다. FPN-소방방재신문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화약류·위험물 시설도 소방시설 설치·점검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관련 소방시설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정리돼 있다.

현행 점검 체계의 구조적 한계 도마에

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되는 배경에는 현행 점검 의무 이행만으로는 대형 참사를 막지 못한다는 뼈아픈 교훈이 자리한다. 경향신문·KBS 공동취재 보도에 따르면 대전의 한 사업장은 매년 자체 소방점검을 성실히 실시했음에도 14명이 숨지는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례는 현행 점검 체계가 소화시설 작동 여부 확인에 치우쳐 있어 현장의 실질적 위험요소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점검 횟수를 채우고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는 실질적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전문가와 언론을 통해 잇따르고 있다.

6월 자체점검 시즌, 과태료 최대 300만 원

법 개정 논의와 별개로, 6월은 소방시설 자체점검 시즌이기도 하다. 소방기관 공식 안내에 따르면 소방시설법상 모든 소방안전관리대상물은 소방시설 자체점검 의무를 지며, 점검을 실시하지 않거나 결과를 보고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 내 소화기·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가 선택이 아닌 법적 의무이며, 5층 이상 공동주택 세대는 입주민이 직접 소방시설 상태를 확인하는 세대 자율점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 법 개정 움직임과 점검 의무 강화 기조는 방화셔터·방화문 등 소방안전 관련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위험물 취급 사업장이 ‘위험시설’로 법적 분류되면 해당 시설에 설치되는 방화셔터·방화문·피난설비 등의 설치 기준과 점검 주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체점검 결과 및 후속조치 보고 의무가 명문화될 경우, 점검 과정에서 방화셔터 작동 불량이나 방화문 폐쇄 기능 이상이 발견됐을 때 즉각적인 보수·교체 이행이 법적으로 요구될 수 있다. 업계는 관련 법 개정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제품 성능 기준 및 유지관리 서비스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소방시설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 일정과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잇따른 대형 사고와 점검 체계 한계 지적이 맞물리면서 입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험물 취급 사업장을 운영하는 관계자와 소방안전 업계 모두 개정안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출처: 노컷뉴스,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