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10월 20일 오후 직선거리 200m 이내에 위치한 건물 두 곳에 7분 간격으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0여 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총 19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로 70대 남성을 특정하고 추적한 끝에 동묘역 인근에서 검거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두 건물은 각각 7층과 10층 규모의 사무용 건물이며, 불이 난 사무실 두 곳은 모두 특허 법인 사무실로 파악됐다. 목격자는 탕비실에서 배터리가 폭발하듯 연기가 솟구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화에 사용된 물질과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은 초기 브리핑에서 두 화재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으나, 119 신고 당시 방화 사실을 알리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은 3층 창문으로 탈출해 소방관이 설치한 사다리를 이용해 대피했다.
소방방재시설 작동 여부, 핵심 쟁점으로 부상
이번 사건에서 방화문, 스프링클러, 화재경보기 등 소방방재시설이 화재 당시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핵심 조사 사항으로 떠올랐다.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염건웅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수색 이후 스프링클러, 화재경보, 방화문 등 소방방재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화재 당시 정상 작동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고층 사무용 건물에서 방화 등 고의적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방화문과 방화셔터의 초기 차연·차화 기능이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스프링클러, 자동화재탐지설비, 방화문 등의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설치 여부와 실제 작동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정기적인 유지·관리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화재 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유지관리 중요성 재확인
이번 역삼동 연쇄 방화 사건은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고의적 방화는 일반 실화와 달리 발화 지점이 복수이고 초기 진화 타이밍을 놓치기 쉬워, 방화구획 설비의 자동 작동 신뢰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방화셔터와 방화문이 연기 및 화염 확산을 차단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설치 후 정기적인 작동 점검과 부품 교체가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건축물의 방화구획 설비에 대한 전수 점검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노후 사무용 건물의 경우 방화문 도어클로저 불량이나 방화셔터 감지기 오작동 등 유지관리 미비 사례가 빈번하게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관련 점검 및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및 피해 경위에 대한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며, 방화 용의자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 적용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출처: 연합뉴스,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