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동안전 전문지 『안전스태프(安全スタッフ)』 2026년 10월 15일자(제2508호)에 따르면, 일반사단법인 노무안전감사센터 대표이사 히가시우치 가즈아키(東内 一明)는 공장 순시 경험을 바탕으로 방화셔터 작동 시 내부 재실자의 피난 동선 확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해당 연재 칼럼 「안전위생 바라보기」 제68회는 2026년 10월 13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히가시우치 대표이사는 공장 순시 중 방화셔터를 볼 때마다 실제로 셔터가 내려왔을 때의 상황을 반드시 점검한다고 밝혔다. 방화셔터는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하강해 화염과 연기가 인접 구획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핵심 설비다. 그러나 셔터가 닫힌 반대편에 사람이 남아 있을 경우, 연소 확대를 막기 위한 설비가 오히려 피난 경로를 차단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히가시우치 대표이사는 방화셔터가 폐쇄됐을 때 내부 재실자가 어디로 탈출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을 점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안전스태프』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많은 공장에서는 방화셔터 인근에 피난용 문, 이른바 ‘쿠구리도(くぐり戸·통과문)’가 설치돼 있다. 쿠구리도는 셔터 본체에 내장되거나 셔터 측면에 별도로 설치되는 소형 피난문으로, 셔터가 완전히 닫힌 상태에서도 재실자가 통과해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방화셔터 피난문, 한·일 기준 비교
국내 기준과 비교하면, 소방청 「국가화재안전성능기준(NFPC) 303」 및 「방화문 및 자동방화셔터의 인정 및 관리기준」은 자동방화셔터에 피난을 위한 갑종 방화문(또는 을종 방화문)을 병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업표준 KS F 4510(방화셔터)은 셔터 본체의 내화 성능과 함께 피난문 설치 요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형식승인 심사 과정에서도 피난문 유무와 작동 상태가 주요 확인 항목으로 포함된다. 일본의 쿠구리도 개념은 국내 기준의 피난문 병설 의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취지를 갖는다. 다만 국내에서는 피난문의 내화 등급(갑종·을종 구분)과 자동 폐쇄 장치 연동 여부까지 세부 요건이 규정돼 있어, 단순 통과 가능 여부를 넘어 방화 성능 유지 여부까지 함께 검증하는 구조다.
국내 방화셔터 업계 시사점
이번 일본 사례는 국내 방화셔터 제조·설치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화셔터의 핵심 기능이 ‘구획 차단’에 있다는 점은 한·일 공통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피난문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피난문 주변에 물건을 적치해 통로를 막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국내 소방시설 점검 실무에서도 자동방화셔터 피난문의 개폐 상태, 잠금 여부, 장애물 적치 여부는 정기 점검 항목에 해당한다. 방화셔터 제조사 입장에서는 피난문의 작동 신뢰성과 내화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 설계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설치 후 유지관리 단계에서 피난 동선 확보 여부를 지속적으로 교육·점검하는 체계 마련이 요구된다. 일본 노동안전 분야에서 공장 순시 전문가가 피난 동선 확인을 핵심 점검 항목으로 강조한 것은, 설비 성능 못지않게 운용 관리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출처: 労働新聞社,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