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은 2026년 9월 18일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을 일부 개정하고 같은 날 즉시 시행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제5류 위험물 판정기준 표현 정비, 헤더관 방식 흡수관 설치 허용, 고정식 포소화설비 방출율 기준 합리화, 소화약제 종류 및 충전압력 범위 확대, 기타 조문 미비점 정비 등 5개 사항을 골자로 한다.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는 만큼 위험물 취급 시설 운영자와 소방설비 설계·시공 업계는 즉각적인 기준 적용이 요구된다.

제5류 위험물 판정 표현, ‘비위험물’에서 ‘제5류 해당없음’으로

소방청이 공표한 개정 이유에 따르면, 기존 규정에서 제5류 위험물(자기반응성물질)에 해당하지 않는 물질을 ‘비위험물’로 표기해 온 방식이 해석상 혼선을 야기해 왔다. 제5류 위험물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해당 물질의 성상에 따라 다른 유별의 위험물로 분류될 수 있음에도, ‘비위험물’이라는 표현이 전체적으로 위험물이 아닌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개정된 제21조의2는 열분석시험 결과 ‘위험성 없음’이고 압력용기시험 결과 ‘등급 Ⅲ’에 해당하는 경우, 기존의 ‘비위험물’ 대신 ‘제5류 해당없음’으로 구분하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이는 판정 결과가 제5류 위험물 해당 여부에 국한된 것임을 분명히 하는 조치로, 위험물 분류 실무에서 발생하던 법적 해석 다툼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위험물 취급 허가 및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실무자들은 이 표현 변경이 단순한 용어 정비를 넘어 분류 체계 전반의 명확성을 높이는 조치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시설 겨냥, 헤더관 방식 흡수관 허용

이번 개정에서 업계의 주목을 끄는 또 다른 변화는 제129조제8호다목의 흡수관 설치 방식 확대다. 소방청이 밝힌 개정 이유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공정처럼 연속 운전이 필수적인 시설에서는 공수조와 소화용 저수조를 겸용하거나 복수의 수조를 설치·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기존 규정은 펌프마다 전용 흡수관을 설치하도록만 허용해, 흡수관 길이가 늘어나고 과도한 굴곡이 발생함으로써 설계 효율성이 저하되고 시공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개정 기준은 국제기준과 동등 이상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경우에 한해 헤더관 방식의 흡수관 설치를 허용하도록 했다. 이는 첨단 제조업 시설의 소방설비 설계 자유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전 기준의 국제 정합성을 강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대형 제조 시설을 대상으로 소방설비를 설계·시공하는 업체들은 이 변경 사항을 즉시 반영해야 한다.

고정식 포소화설비 방출율 기준, 선택적 적용으로 합리화

제133조제1호가목의 고정식 포소화설비 설치기준도 이번 개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기존 규정은 포방출구 2개를 설치할 경우 각각 100%의 방출율을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이 기준은 방출율 확보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해석상 혼선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직경이 큰 탱크보다 작은 탱크에 오히려 더 과도한 설계가 요구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해 왔다. 개정 기준은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첫째, 1개의 포방출구에 100% 방출율을 확보하고 나머지 포방출구는 포수용액 방사차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둘째, 2개의 포방출구에 각각 50%의 방출율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변경은 지진 등으로 포방출구가 탈락하는 상황에 대비한다는 규제 본래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탱크 규모에 따른 합리적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현장 적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화약제 기술기준, 국제기준 수준으로 확대

제135조제4호마목은 질소가스 충전 소화약제의 종류와 충전압력 범위를 국제기준에 맞춰 확대했다. 기존에는 HFC-227ea 소화약제를 축압식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FK-5-1-12 소화약제의 충전압력 범위를 2.5MPa 또는 4.2MPa로만 제한해 왔다. 개정 기준은 HFC-227ea를 축압식 적용 대상에 추가하고, FK-5-1-12의 충전압력 범위에 3.4MPa 및 6.0MPa를 추가했다. 소방청은 소화약제 관련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기존 기술기준이 적용 방식과 충전압력 범위를 제한해 다양한 기술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국제적으로 검증된 소화약제 기술의 국내 적용이 보다 폭넓게 허용된다.

방화·소방설비 업계 영향

이번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 개정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방화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지만, 위험물 저장·취급 시설의 소방설비 전반에 걸친 기준 변화인 만큼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화학 공장 등 위험물 취급 대형 시설에 소방설비를 납품하거나 설계·시공하는 업체들은 헤더관 방식 흡수관 허용과 포소화설비 방출율 기준 변경을 즉시 설계 실무에 반영해야 한다. 소화약제 기술기준 확대는 가스계 소화설비 제조·공급 업체들에게 새로운 제품 라인업 구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제5류 위험물 판정 표현 변경은 위험물 취급 허가 관련 행정 실무와 연동되는 만큼, 위험물 시설 방화 구획 설계 및 방화셔터 설치 기준 검토 시에도 분류 체계 변화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타 미비점 정비 항목(제110조제2항, 제126조의2, 제133조제7호가목, 제134조제4호라목, 제136조제4호자목, 제153조제4항제1호 등)도 인용 법령 제명 현행화 및 조문 표현 명확화를 담고 있어, 관련 설계·시공 실무자들은 개정 전문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방청,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