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방본부·소방서 청사 두 곳 가운데 한 곳꼴로 준공 시점이 20년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네 곳 중 한 곳은 30년 이상 된 시설이어서, 체계적 관리 체계와 중장기 정비 방안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소방청에서 받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6월 말 현재 전국 소방본부·소방서 청사 299개소 중 준공 경과 연수가 20년 이상인 시설은 147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49.2%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30년 이상 경과한 청사는 74개소로, 전체 비율의 24.7%를 점한다.
광역 단위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가 각각 14개소로 30년 초과 청사 수가 가장 많았으며, 경남이 5개소로 그 뒤를 이었다. 대구·인천·충남·경북·광주는 각각 4개소씩 해당됐다. 준공 연도 기준 상위 10개소는 1971년부터 1981년 사이에 건립돼 평균 약 49년에 걸쳐 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용 기간이 가장 긴 광주동부소방서는 1971년 7월에 준공돼 올해로 55년째 현역 시설로 쓰이고 있다. 서울종합방재센터(1972년), 충북119특수대응단(1974년), 대구중부소방서(1975년) 등도 준공 후 50년을 넘긴 상태다. 이 중 장기 사용 상위 10개소에 포함된 광주동부·예산·서초·성산소방서 4곳은 신축 또는 재건축을 위한 실행 계획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대전둔산소방서는 검토 단계에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노후 청사, 안전등급 기준만으로는 한계
장기 사용 청사 대부분은 시설물 안전등급 분류상 B·C등급에 해당한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별표 8에 따르면 B등급은 기능 수행에 지장은 없으나 내구성 향상을 위해 부분적 보수가 요구되는 상태를 뜻하며, C등급은 핵심 구조부재의 성능 저하를 억제하기 위해 보수 조치나 보조부재 보강이 요구되는 단계로 정의된다.
소방청과 시·도 소방본부는 이러한 등급 판정과 시설 현황을 바탕으로 보수·보강 및 환경개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전등급 체계가 건축물의 물리적 상태와 구조적 안전성 위주로 설계된 평가 틀인 탓에, 소방청사 고유의 운영 특성—즉 긴급 출동 체계, 차량 동선 확보, 장비 수납 공간, 대원 생활 여건 등—을 아우르는 종합 판단 도구로 활용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건물 자체의 물리적 안전성과 별개로, 실제 소방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별도로 진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호선 의원은 한국건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시방편 보수에서 벗어나 출동·근무 여건을 고려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노후 청사 교체 수요 주목
소방청사의 노후화 실태는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안전설비 분야에도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낳는다.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74개소는 현행 건축법령과 국가화재안전기준(NFPC)이 규정하는 방화구획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건축법 제49조와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는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에 방화구획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방화문과 방화셔터는 해당 구획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1970~1980년대에 지어진 청사들은 당시 기준에 맞춰 설치된 방화설비가 현행 KS F 4510(방화셔터) 등 최신 성능 규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신축·재건축 일정이 잡히지 않은 청사를 중심으로 방화셔터·방화문의 전면 교체나 성능 보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30년 초과 청사 74개소가 단계적으로 보수·개선 절차에 돌입할 경우 관련 업계에는 상당한 규모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노후 공공청사를 대상으로 한 안전설비 교체 사업의 예산 반영 여부와 발주 시점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출처: 한국건설신문, 소방청, 셔터뉴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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