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소재 아파트 19층 복도에서 전기자전거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주민 4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공동주택 피난 경로인 복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방화구획 설비와 피난 동선 확보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8시 34분께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인력 48명과 장비 19대를 투입해 약 30분 만에 진화 작업을 마쳤다. 화재로 전기자전거와 전동퀵보드가 전소됐고 19층 복도 일부에 그을음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 17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20층에 거주하는 가족 4명이 기침과 코안 그을음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복도 보관 전동 이동수단, 반복되는 화재 위험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아파트 19층 복도에 보관 중이던 전기자전거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퀵보드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동 이동수단은 충전 중 또는 보관 중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으로 인해 급격한 발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 복도는 피난 경로로 지정된 공간으로, 이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주민 대피에 직접적인 장애가 된다. 이번 사고에서도 주민 17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상층부인 20층 거주자들이 연기 피해를 입었다.
공동주택 복도는 건축법령상 방화구획의 경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방화문과 방화셔터는 화재 발생 시 연기와 불길이 다른 층이나 구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핵심 설비다. 그러나 복도 자체가 발화 지점이 될 경우, 방화구획 설비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전에 피난 경로가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났다. 방화문이 닫혀 있어야 할 상황에서 개방 상태로 방치되거나, 복도에 가연성 물품이 적치되어 있을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방화구획 설비 실효성 논란 재점화
소방청이 발표한 공동주택 화재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전동 이동수단 관련 화재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초기 진압이 어렵고 재발화 위험이 높아 일반 화재와는 다른 대응 체계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내 전동 이동수단 보관 장소를 별도로 지정하거나, 충전 시설을 외부 또는 전용 공간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건축법 시행령 제46조는 공동주택의 방화구획 설치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복도와 계단실 사이에는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방화문이 상시 개방 상태로 유지되거나 도어클로저가 훼손된 경우, 화재 시 연기 차단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번 경주 화재에서 방화셔터 및 방화문의 실제 작동 여부는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이 가능하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복도 화재 대응 설비 수요 주목
이번 사고는 방화셔터 및 방화문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동주택 복도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피난 경로 차단이라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복도 구간의 방화구획 강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동 이동수단 보관 공간이 복도나 계단실 인근에 형성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해당 구역에 연기감지 연동형 방화셔터나 자동 폐쇄 방화문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아파트의 복도 방화구획 보강 공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의 성능 기준 강화와 인증 체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동 이동수단 화재가 반복될수록 공동주택 방화 설비 시장에서 복도 구간 특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당국은 이번 경주 화재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피해 규모 산정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공동주택 내 전동 이동수단 관리 기준 강화 여부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뉴시스,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