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류·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에 대해 규모와 관계없이 소방시설 설치·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촉발된 이번 개정 움직임은 기존 소방시설법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시에 6월 소방시설 자체점검 시즌을 틈탄 사칭 사기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현장의 혼선도 커지고 있다.
위험시설 정의 신설…규모 무관 의무 부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회 전용기 의원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6월 15일자로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및 ‘위험물안전관리법’상 화약류·위험물을 제조·저장·취급하는 사업장을 ‘위험시설’로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이라는 기존 조건을 삭제하고, 시설 규모와 관계없이 소방시설 설치·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 체계를 재설계한다는 점이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개정안은 위험시설에 대해 소방시설 자체점검 실시 의무와 함께 점검 결과 및 후속 조치 사항의 보고 의무도 신설·강화하는 조항을 포함한다. 현행 소방시설법상 모든 소방안전관리대상물에는 이미 자체점검 의무가 존재하며, 점검을 실시하지 않거나 결과를 보고하지 않을 경우 최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 의무 적용 범위를 위험물 취급 사업장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의의가 있다.
점검 시즌 악용한 사칭 사기 주의보
6월은 소방시설 자체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소방서·구청 위생과 등 공공기관을 사칭한 일당이 “소방 물품 및 위생 관련 시설 점검에 나설 예정이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고 자영업자를 압박한 뒤 특정 제품 구매와 선결제를 요구하는 수법이 확인됐다. 이들은 ‘리튬 이온 전용 소화기’, ‘질식소화포’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소방 물품명을 나열하며 의무 구비 품목인 것처럼 속이고, 정부 지원금·점검 의무 등을 결부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기관은 점검을 빌미로 장비 구매나 선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방화·셔터 업계에도 직접적 영향 예상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방화셔터·방화문 등 소방시설 관련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위험물 취급 사업장이 규모와 무관하게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 포함되면, 기존에 설치 의무를 면제받았던 소규모 위험물 시설까지 방화구획 설비와 자동폐쇄장치 등의 신규 설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방화셔터와 방화문은 위험물 시설의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핵심 설비로 꼽히는 만큼, 법안 통과 시 관련 제품의 수요 증가와 함께 설치 기준 강화에 따른 기술 대응 필요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는 개정안의 입법 경과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제품 인증 및 시공 역량 확충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