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창고가 사실상 ‘화약고’로 전락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6595건에 달하며,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적 안전 부실의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방화셔터 주변 화물 적재와 셔터 하부 작동공간 미확보가 화재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물류창고는 가연성 화물이 대량으로 집적되는 공간 특성상 화재 발생 시 급격한 연소 확산이 일어난다. 이 같은 환경에서 방화구획은 화재를 일정 구역 내에 가두고 피난 시간을 확보하는 핵심 안전장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방화셔터 앞뒤로 화물이 쌓이거나, 셔터가 내려앉을 공간 자체가 막혀 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된다.

방화셔터 작동 불능, 구획 붕괴로 이어진다

방화셔터는 화재 감지 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하강하며 방화구획을 형성하는 설비다. 건축법령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방화구획 설치가 의무화돼 있으며, 방화셔터는 이 구획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셔터 하부에 화물이나 장비가 놓여 있으면 셔터가 완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방화구획 자체가 무력화된다. 매일경제 기고문에 따르면 이처럼 방화셔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물류창고 화재 피해를 반복적으로 키우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셔터 주변 적재 금지 원칙은 법령에 명시된 사항임에도 현장 이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이다. 방화구획이 붕괴되면 화염과 연기가 인접 구역으로 급속히 번지고, 피난 경로 확보도 어려워진다. 이는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동시에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방화셔터 하부 작동공간을 항시 비워두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예방 조치라고 강조한다.

피난·소방 설비 통합 관리가 관건

방화셔터 관리만으로는 물류창고 화재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피난 설비와 소방 설비가 방화구획과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실질적인 안전이 확보된다. 화재 발생 시 방화셔터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피난 유도등이 꺼져 있거나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지 않으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물류창고 특성상 야간 무인 운영 시간대가 길고, 화물 배치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정기적인 설비 점검과 현장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방화구획 설비의 작동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화물 배치 변경 시마다 방화셔터 주변 공간을 재점검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도 이번 논의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물류창고 화재가 반복될수록 관련 법령 강화와 현장 점검 확대 요구가 높아지고, 이는 방화셔터 교체·보수 수요로 직결된다. 특히 노후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방화구획 설비 전면 점검과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동시에 셔터 제조사와 시공사는 설치 후 유지관리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 관리자가 방화셔터 작동 원리와 주변 공간 확보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품 성능 못지않게 사용 환경 관리가 안전의 핵심 변수임을 이번 사례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물류창고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예고된 재난이다. 방화셔터 주변 적재 금지와 하부 작동공간 확보라는 기본 원칙이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질 때, 6595건이라는 숫자는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매일경제,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