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26년 7월 15일 ‘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오는 8월 24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 공장 설비배관실의 층간 방화구획 기준 완화와 건축자재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 신설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어, 방화셔터·방화문·방화구획 관련 업계 전반에 걸쳐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공장 방화구획 기준, 성능 대체 방식으로 전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반도체 공장 설비배관 공간을 다른 부분과 방화구획하되, 소방청 성능위주설계 평가단 등 전문가 심의를 거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층간 방화구획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조정했다. 기존에는 반도체 공장 내 모든 층간에 방화벽·방화문·방화셔터 등 물리적 방화구획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으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동등 이상의 화재 안전 성능을 확보한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규제 완화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공정 변경 시 설비배관 교체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데, 기존 층간 방화구획 규정이 설비 교체마다 방화벽·방화구획을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하는 비효율과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는 산업계의 문제 제기를 반영한 결과다. 국토교통부는 화재 안전 성능은 유지하면서 설비 변경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를 합리화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이번 개정안은 방화벽·방화문·방화셔터 등 물리적 방화구획과 스프링클러 등 소방설비 간 ‘성능 대체’ 조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방화 설계 패러다임을 넓히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향후 다양한 건축물 유형에서 방화 설계 방식이 성능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건축자재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 신설, 인증 문턱 변화 예고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은 건축자재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을 법령에 명시한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혁신적인 건축자재·소재가 보다 빠르게 품질인정을 받고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새로운 건축자재·신기술 제품에 대해 사전 품질인정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방화문·방화셔터 등 방화 관련 건축자재의 신제품 기술 인증 및 시장 진입 절차에도 구조적 변화가 예고된다.
방화셔터·방화문 제조업계 입장에서 이번 제도 변화는 양면적 의미를 지닌다. 우선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 신설은 차열 성능 강화 제품, 복합소재 적용 제품, 고성능 연기 차단 기능을 탑재한 신기술 방화셔터 등이 기존 KS 규격(KS F 4510 등) 외 별도 경로로 품질인정을 받고 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반면 반도체 공장 층간 방화구획 의무 완화는 해당 시설에서 물리적 방화셔터·방화문 수요가 일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다만 스프링클러와의 성능 대체 조합이 전문가 심의를 전제로 하는 만큼, 방화구획 설계 단계에서 방화셔터의 역할이 완전히 대체되기보다는 복합 설계 방식 안에서 재정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토교통부는 개정안 전문을 자사 누리집 ‘정책자료-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 코너에서 7월 15일부터 제공하고 있으며, 우편과 누리집을 통해 반도체 공장 방화구획 기준 및 건축자재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 등에 대한 국민·업계 의견을 8월 24일까지 수렴할 예정이다. 방화셔터·방화문 관련 제조사 및 시공업체는 입법예고 기간 내 의견 제출을 통해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