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단열재를 불연 소재로 한정하는 건축법 개정 조치가 본격 시행되면서, 고성능 내화·불연 소재 분야가 뚜렷한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대L&C가 유통하는 분사형 불연 단열재 ‘에코스프레이’의 경우 올해 1~8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1% 늘어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그라스울 패널 성적서 허위 기재 의혹, 극한 온도를 버티는 고내열 섬유 기술 공개 등 내화 소재 전반을 둘러싼 굵직한 현안이 연이어 불거지는 양상이다.

에코스프레이, 700℃ 고온서도 불연 성능 입증

뉴스웍스·뉴스1 보도를 종합하면, 에코스프레이는 독일 크나우프 인슐레이션이 생산하는 초경량 마이크로 유리섬유에 현대L&C가 자체 배합한 수성 접착제를 결합해 완성한 분사형 불연 단열재다.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분사 방식으로 시공되는 비연소 단열재로 알려져 있으며, 국가공인시험기관 FITI시험연구원이 진행한 검증에서 700℃를 웃도는 고온 환경에 20분간 노출하더라도 연소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결과를 확인했다.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연기의 독성 정도를 측정하는 가스유해성 평가에서도 법정 기준치를 60% 넘게 초과 달성하며 최고 등급의 불연·내화 성능을 공인받았다.

지하주차장 단열재 불연화 의무 규정이 발효된 이후 에코스프레이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된 흐름은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존에 폭넓게 쓰이던 가연성 단열재가 불연 소재로 대체되는 전환기 속에서, 시공 편의성과 내화 안전성을 함께 갖춘 분사형 제품이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성적서 조작 의혹·고내열 섬유 개발, 시장 신뢰성 흔들

내화 소재 시장이 외형을 키우는 한편, 그 이면에서는 신뢰성을 위협하는 사안도 부상하고 있다. 일부 그라스울 패널 제조사가 실제 제품 성능과 괴리된 시험 성적서를 유통해 단열 성능을 부풀렸다는 소비자 피해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라스울은 유리 계열 원료를 고온 용융 공정을 거쳐 극세 섬유 형태로 가공한 단열 소재로, 화재·고열 조건에서의 성능 검증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안이 내화 소재 업계 전반의 시험 성적서 관리 실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내열 소재 기술 고도화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에이머니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1000℃를 넘는 내열 한계를 지닌 실리콘카바이드(SiC) 섬유와 아라미드 섬유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800℃ 초과 환경에서도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는 섬유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방화복을 비롯한 극한 열환경 대응 의류 소재 분야에 접목 가능한 차세대 고내열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에너지경제 보도에서는 인슐레이션코리아가 공급하는 나노 등급 실리카 기반 미세다공성 소재 ‘실썸(Siltherm)’이 얇은 두께로도 높은 단열 효율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건축·산업용 내화 자재 시장의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방화·셔터 업계, 인접 소재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내화 소재 분야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지각변동은 방화문·방화셔터 업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방화셔터와 방화문은 화재 시 연소 확산 경로를 차단하는 핵심 설비인 만큼, 인접 단열·내화 소재의 성능 기준이 상향될수록 방화 구획 전체에 요구되는 내화 성능 수준도 연동해 높아지는 구조를 띤다. 지하주차장 불연재 의무화 사례처럼 건축 관련 법령 개정이 특정 소재 시장을 단기간에 재편하는 패턴은, 방화셔터·방화문 분야에도 언제든 유사한 규제 강화가 적용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아울러 그라스울 성적서 허위 기재 의혹처럼 시험 결과의 신뢰성이 도마에 오르는 상황은, 방화 설비 영역에서도 KFI 인정 및 KS 인증 서류의 투명한 관리와 사후 검증 체계를 한층 엄격히 운용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부각시킨다. 고내열 섬유·나노 실리카 계열 신소재 기술이 방화 설비 구성 부품에 접목되는 가능성 역시 중장기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출처: 뉴스웍스, 뉴스1, 에이머니뉴스, 에너지경제,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