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동주택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세대가 897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세대는 화재 초기 자동 진압 수단이 없어 연기 확산과 인명 피해에 특히 취약하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구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기감지기 보급 확대를 핵심 축으로 하는 노후 공동주택 화재안전 강화 대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연기감지기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서울 지역 3만9000가구에 자동확산소화기를 시범 설치하고 2028년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27년부터는 노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전기안전점검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노후 아파트 실물 화재 실험으로 드러난 위험성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 아파트에서 스프링클러 미설치 주택의 화재 양상을 확인하기 위한 실물 화재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최근 화재 위험성이 부각된 휴대용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재현도 함께 이뤄졌다. 실험 결과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환경에서 화재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노후 공동주택의 화재안전 강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1990년대 이후 신축 공동주택에 단계적으로 의무화됐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 상당수는 여전히 스프링클러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지는 노후화된 전기 배선과 맞물려 화재 발생 위험이 높고,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 수단도 부족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7년부터 시행되는 노후 공동주택 전기안전점검 의무화는 이러한 복합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연기감지기·자동확산소화기, 보완 수단으로 부상
스프링클러를 소급 설치하는 것은 기술적·비용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연기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가 현실적인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기감지기는 화재 초기 연기를 감지해 경보를 울림으로써 거주자가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동확산소화기는 화재 열에 반응해 소화약제를 자동으로 방출하는 장치로, 초기 화재 진압에 효과적이다.
행정안전부는 서울 3만9000가구를 대상으로 자동확산소화기 시범 설치를 먼저 진행한 뒤, 2028년 전국 확대를 목표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연기감지기 보급 확대와 전기안전점검 의무화, 자동확산소화기 설치가 맞물리면 스프링클러 미설치 세대의 화재 대응 역량이 상당 부분 보강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노후 주택 안전 강화 흐름에 주목
이번 행정안전부의 노후 공동주택 화재안전 강화 대책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방화설비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후 공동주택의 화재 취약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스프링클러 이외의 방화 설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교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단지에서는 방화셔터와 방화문의 노후화도 함께 진행된 경우가 많아, 이번 정책 흐름이 관련 설비 교체 시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화구획에 설치되는 방화셔터와 방화문은 일정 기준 이상의 차연·차열 성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노후 공동주택의 경우 이 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설치된 설비가 그대로 유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의 이번 대책이 노후 주택 안전 점검의 범위를 소방설비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방화셔터·방화문 교체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리튬이온배터리 화재가 이번 실물 실험의 주요 시나리오로 포함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의 배터리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방화구획 설비의 성능 기준 강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방화셔터 업계는 이 같은 정책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제품 성능 고도화와 인증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출처: 뉴스1, 행정안전부,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