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그늘이 요양병원 화재로 드러나고 있다. 2014년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사망하고,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에서는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요양병원 수가 2010년 867개에서 2019년 1,577개로 181.9% 급증한 반면, 피난약자를 위한 건축 기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대·건양사이버대 공동 연구팀은 전주 소재 요양병원(지하 1층~지상 10층, 764명 재실)을 대상으로 Pyrosim 화재시뮬레이션과 Pathfinder 피난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1층 진료실에서 소파 화재(최대열방출률 270.4kW/㎡)를 가정한 결과, 가시거리 기준 ASET은 불과 53.22초로 산정됐다.
1층만 분석해도 77명 피난 불가
1층 단독으로 분석한 결과, RSET은 76.80초로 ASET을 초과해 89명 중 77명이 피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물 기준으로는 경사로만 이용 시 805.5초, 승강기만 이용 시 686.8초, 둘 다 사용 시 651.0초가 소요됐다. 여기에 대피공간까지 추가하면 432.0초로 최단 피난시간이 기록되어, 경사로만 사용할 때보다 373.5초가 단축됐다.
법령 개정 4가지 제언
연구팀은 네 가지 법령 개정을 제안했다. 첫째, 2층 이상 요양병원에 경사로와 승강기를 모두 설치하도록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것. 둘째, 대피공간 설치를 기존 요양병원에도 소급 적용할 것. 셋째, 자력대피 불가능 환자의 입원실 층수를 제한해 수평피난이 가능하도록 할 것. 넷째, 2층 이상 요양병원의 계단을 옥내를 경유하지 않고 피난층으로 직통하는 구조로 설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