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이 숨지고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문평공장 화재와 관련해, 해당 공장이 2017년부터 소방수신기 경보를 임의로 차단하는 관행을 유지해 온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대전경찰청은 2026년 9월 17일 설명회를 열어 관련 진술 확보 내용을 공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경찰청은 이날 설명회에서 “화재가 발생한 안전공업 문평공장에서 2017~2018년도부터 관행적으로 소방수신기가 울리면 임의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공장 내 소방수신기 오작동이 반복되자 경보가 울릴 때마다 먼저 끄고 이후 실제 화재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굳어졌다. 일부 관계자는 오작동이 잦고 소음이 크며 생산성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이 같은 관행이 형성됐다고 진술했다.

소방수신기 앞에는 경보를 끄는 방법만 적힌 1장짜리 메모가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대표는 본인 지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임직원 진술에 의하면 대표가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수신기 차단에 방화문 개방까지, 피해 키운 복합 위반

화재 발생 당일에도 소방수신기 경보가 울렸으나 3~15초 만에 꺼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화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소방수신기를 임의로 끄거나 정지시키는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또 다른 위반 사항도 확인됐다. 불법으로 증축된 중이층 휴게실 인근에 설치된 방화문이 상시 개방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방화문은 화재 시 연기와 불길의 확산을 차단하는 핵심 설비로, 이를 상시 개방하면 피난 경로와 구획 기능이 모두 무력화된다. 경찰은 이 두 가지 위반이 겹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는 최근 5년간 화재가 48회 발생했으며 매번 자체 진화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가을철 건조한 날씨, 습기, 오일 미스트 등이 연기로 오인돼 경보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공장 내부에 쌓인 슬러지와 오작동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표 손주환 씨 등 13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유지관리 책임 재조명

이번 사건은 방화문과 소방수신기 등 소방·방화 설비가 설치 이후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방치될 경우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서는 제품 납품 이후 유지관리 의무와 점검 체계에 대한 책임 논의가 불가피하게 부상할 전망이다. 방화문 상시 개방이 법 위반임에도 현장에서 묵인되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정기 점검 실효성 강화와 함께 자동폐쇄장치 의무화 확대 등 제도적 보완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수신기 오작동 문제 역시 설비 노후화와 환경 요인에 따른 오경보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출처: 뉴시스,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