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가 건축물 피난동선 요건 강화와 열화상 기반 화재감지 기술 인증 등 굵직한 코드·표준 변화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국내 소방·건축 안전 업계에서도 이 같은 국제 기준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FPA 5000 잠정개정안, 9월 9일부터 발효

HFM Magazine의 보도에 따르면, NFPA 5000 2024년판 및 2027년판에 무기 탐지 시스템(Weapons Detection System)이 설치된 시설의 피난동선 관련 요건을 추가하는 잠정개정안(TIA, Tentative Interim Amendment)이 2026년 9월 9일부터 공식 발효됐다. NFPA 5000은 건축물의 설계·시공·운영 전반을 규율하는 미국의 대표적 건축 안전 코드로, 이번 잠정개정안은 공항·경기장·공공청사 등 보안 검색대가 설치된 시설에서 화재 발생 시 피난 흐름이 병목되지 않도록 동선 계획 요건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잠정개정안은 정식 개정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긴급하게 적용되는 코드 수정 절차로, 발효 즉시 해당 판(版)의 채택 지역에서 구속력을 갖는다.

이번 개정은 보안 인프라 확충과 피난 안전 확보라는 두 가지 요구가 충돌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기 탐지 장비가 설치된 출입구는 통행 속도가 느려지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화재 시 피난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열화상 카메라, NFPA 72 연계 UL 2684 인증 획득

Teledyne FLIR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동사의 Axx 시리즈 열화상 카메라가 UL 2684 인증을 획득해 NFPA 72(National Fire Alarm and Signaling Code)에 따라 설계된 화재감지 시스템에 공식 통합될 수 있게 됐다. UL 2684는 화재감지용 열화상 장비에 적용되는 미국 안전 인증 규격으로, 이 인증을 받은 제품은 NFPA 72 기반 시스템의 구성 요소로 법적 요건을 충족하며 설치될 수 있다. Teledyne FLIR는 Axx 시리즈가 UL 2684 인증을 받은 최초의 열화상 이미저(thermal imager)라고 밝혔다.

NFPA 72는 화재경보·감지·신호 전달 시스템 전반을 규율하는 핵심 코드로, 미국 내 대부분의 상업·산업 건축물에 적용된다. 열화상 기술이 이 코드 체계 안으로 공식 편입됨에 따라, 기존 연기·열 감지기 중심의 화재감지 패러다임이 영상 기반 복합 감지 체계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NFPA Journal에 따르면, NFPA는 9월 중 런던에서 약 70개국의 소방·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World Fire Congress를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이 행사는 국제 소방 안전 기준의 조화와 각국 정책 공유를 목적으로 하며, NFPA 코드·표준의 글로벌 확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NFPA는 현재 300개 이상의 코드·표준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NFPA LiNK’를 운영하며 국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NFPA 코드 변화는 국내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NFPA 5000의 피난동선 요건 강화는 방화셔터의 작동 타이밍과 피난 경로 확보 간의 상관관계를 재검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국내에서도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및 KS F 4510(방화셔터) 기준에 따라 방화셔터의 피난문 설치와 연동 작동이 규정돼 있으나, 보안 검색 시설처럼 출입 흐름이 제한된 공간에서의 피난 시나리오는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미비한 상태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의 NFPA 72 편입은 국내 자동화재탐지설비(NFSC 203) 기준과의 기술 격차를 부각시킨다. 국내 방화셔터 연동 시스템이 열화상 기반 감지 신호를 수신·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하려면 관련 기준의 선제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NFPA Journal, HFM Magazine, Teledyne FLIR,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