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 소화설비를 보다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산업 현장의 규제 부담을 줄이고 소화설비 설치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도체 산업은 초정밀 제조 환경인 클린룸 특성상 기존 소화설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이에 소방청은 현장 여건에 맞는 설비 방식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손질했다.
개정안 3대 핵심 내용
뉴스1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는 세 가지 주요 변경 사항이 담겼다. 첫째, 여러 펌프가 하나의 배관을 공유하는 헤더관(header pipe) 방식의 흡수관 사용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펌프별 독립 배관이 원칙이었으나, 클린룸처럼 공간 제약이 큰 환경에서는 헤더관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아 왔다. 둘째, 고정식 포소화설비(foam fire suppression system) 설치기준이 합리화된다. 포소화설비는 인화성 액체 화재에 효과적인 설비로,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 화재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질소가스 축압방식 소화약제의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질소 축압방식은 소화약제를 일정 압력으로 유지해 신속한 방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로, 국제 소방 기준에서도 널리 채택된 방식이다. 이번 범위 확대로 더 다양한 설비 환경에서 해당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가 배경
이번 개정의 배경에는 국제 방화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 흐름이 자리한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는 외벽 화재 확산 방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위험 최소화, 전기 안전작업 등 핵심 방화 기준을 최신판으로 지속 갱신하고 있는 국제 기준 체계다. 국내 소방·건축 분야에서도 NFPA 기준은 규제 개정 시 주요 참고 사례로 활용된다. 뉴스핌 보도를 포함한 국내 단신 종합에 따르면, 소화약제 및 설비 기준을 함께 손보는 이번 흐름은 해외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가 산업계 규제 완화의 실질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화재안전기준(NFSC) 체계 역시 국제 기준과의 간극을 좁히는 방향으로 꾸준히 정비되고 있으며, 이번 소방청 개정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방화설비 업계에도 이번 흐름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첨단 산업시설의 소화설비 기준이 완화·합리화되면, 해당 시설에 설치되는 방화구획 설비 전반에 대한 재검토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클린룸 환경에서는 방화셔터의 작동 방식과 소화설비 연동 체계가 긴밀하게 맞물리기 때문에, 설비 기준 변경이 방화셔터 설계·시공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개정고시안의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 기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방청의 이번 행정예고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고시로 확정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의 화재 안전성과 규제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이번 개정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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