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이 전문건설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가업을 ‘전문기술 또는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가 기업별로 공제 대상 해당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8월 20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개편 취지와 달리 현장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종 대다수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전문건설업 32개 세부업종 가운데 이번 개정안의 공제 대상에 포함된 업종은 배관 및 냉·난방공사업, 건물용 기계·장비 설치공사업, 승강설비 설치공사업, 방음·방진 및 내화공사업, 소방시설공사업, 기타 건물 관련 설비 설치공사업 등 단 6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26개 업종은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제외 업종에는 철골, 철근콘크리트, 조적·석공, 도장, 유리·창호, 미장·타일·방수, 지붕·내외벽 공사업 등이 포함된다.
종합건설과의 형평성 논란
반면 종합건설업에서는 주거용 건물 건설업만 제외됐을 뿐, 비주거용 건물 건설업과 대부분의 토목건설업이 공제 대상에 잔류했다. 대한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업계는 종합건설업 상당수가 공제 대상에 남은 반면 현장에서 공종별 직접시공을 통해 숙련기술과 시공 경험을 축적하는 전문건설업이 대부분 제외된 것은 업종 선정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은 장기간 축적한 시공기술과 현장 대응 경험 자체가 기업 경쟁력인데, 기술과 노하우를 기준으로 가업을 재정의하면서 정작 직접시공 업종을 대거 제외한 것은 제도 개편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종합건설업과의 형평성뿐 아니라 장수 전문기업의 기술·경영 노하우 단절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건설업체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정책이 육성하겠다고 내세운 대상이 정작 지원에서 배제되는 모순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화·셔터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개편안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소방·방화 관련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방시설공사업과 방음·방진 및 내화공사업이 공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해당 업종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방화셔터·방화문 설치와 밀접하게 연관된 유리·창호 공사업, 도장 공사업, 지붕·내외벽 공사업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방화구획 시공 현장에서 이들 업종은 내화충전재 시공, 방화문 주변 마감, 방화셔터 연동 설비 설치 등 핵심 공정을 담당한다. 해당 업종 중소기업들이 가업승계 과정에서 세 부담이 가중될 경우, 숙련 기술 인력과 시공 노하우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방화·소방 분야 전문 시공사들은 업종 선정 기준의 재검토와 함께 실질적인 기술 보유 여부를 심사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입법예고가 마무리된 만큼,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업종 선정 기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의 심사 기준 마련 단계에서 전문건설업의 기술 특수성이 반영되도록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설 방침이다.
출처: 대한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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