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장 58개 조문 체계로 출발한 건축법이 전면적인 구조 개편 논의의 도마 위에 올랐다. 1962년 이후 개별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편적인 부분개정이 반복되면서 조문 간 위계와 기능이 뒤엉키고, 규정 적용 과정에서 행정 혼선과 절차 지연이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누적된 데 따른 결과다.

대한건축사협회에 따르면,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공간연구원은 10월 26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민 편의와 신속행정을 위한 건축법 전부개정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의동 위원장과 복기왕·정동만 여야 간사, 염태영 위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교통부, 대한건축학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한국건축정책학회, 한국건축설계학회가 후원했다.

건축법 전부개정안의 핵심 방향

이번 토론회는 반복된 부분개정으로 얽히고설킨 현행 건축법의 구조적 결함을 짚고, 법체계 재편과 함께 행정절차 및 건축 생산 과정의 주요 제도를 손질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데 무게를 뒀다. 첫 번째 발제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을 겸하는 건축공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광흠 박사가 맡아 ‘미래지향적 법제 구현을 위한 건축법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 뒤이어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연구원을 이끄는 한창섭 박사가 ‘건축법 체계 재설계에 따른 전부개정(안) 제안’을 통해 구체적인 개편 구상을 공개했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연구원이 작성한 전부개정안은 현행 조문을 가급적 존치하되, 규정 간 중첩·공백·책임 귀속의 불일치 같은 법체계 결함을 교정하고 건축환경 및 기술 변화에 발맞추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장·절 구성을 기능별·절차별로 새롭게 배치하고, 건축허가 접수에서 사용승인 완료에 이르는 실무 행정 흐름이 법 조문 순서에 그대로 녹아들도록 설계하는 방식이 골자다. 허가절차 간소화, AI 활용, 설계·시공·감리 단계별 책임 명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발제가 끝난 뒤에는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좌장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한국법제연구원 김종천 기획경영본부장, 대한건축사협회 김진홍 부회장, 서울특별시 노경래 건축기획과장, 국토교통부 이진철 건축정책관, 중앙대 전영훈 건축학부 교수 등 정부·학계·건축계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나서 개정 방향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방화·소방 업계에 미치는 영향

건축법 전부개정 논의는 방화셔터·방화문·내화충전재 등 건축 안전 관련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행 건축법은 방화구획 설치 기준(제49조 및 시행령 제46조)을 비롯해 내화구조·방화문 관련 규정을 곳곳에 분산 배치하고 있어, 현장에서 적용 기준 해석을 둘러싼 혼선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국토교통부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화구획은 면적·층수·용도에 따라 내화시간 1시간 이상의 구조로 구획해야 하며, 방화셔터와 방화문이 이를 충족하는 핵심 설비로 기능한다.

이번 개정 논의에서 허가 접수부터 사용승인까지의 실무 흐름을 조문 순서에 반영하는 방향이 제시된 만큼, 방화구획 관련 규정의 위치와 적용 기준이 재정비될 가능성이 있다. 설계·시공·감리 각 단계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구분될 경우, 방화셔터 및 방화문 설치·검사 과정에서의 귀책 기준도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로서는 개정 과정에서 방화구획 관련 조문이 어떻게 재배열되고 구체화되는지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출처: 대한건축사협회,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