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6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여 개가 마비됐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공공 전산 인프라의 재난 대비 실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화재로 멈춘 서비스는 총 709개에 달했지만 재해복구(DR) 시스템을 실제로 갖춘 곳은 54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DR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도 실제 활용 실적이 있는 곳은 7개에 그쳤으며, 501개 시스템은 11년간 복구훈련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복구 체계, 구축만 하고 훈련은 ‘0회’
DR 시스템은 주 전산 시설이 화재·침수 등 재난으로 기능을 상실했을 때 서비스를 이어받아 운영하는 예비 인프라다. 구축 자체도 부족하지만, 구축 이후 실제 전환 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501개 시스템이 11년간 복구훈련 실적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DR 체계가 사실상 형식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정자원은 정부 전산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핵심 기관이다. 화재 당시 정부24·112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가 동시에 중단되면서 공공 전산망의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정부는 정부24·112 등 73개 서비스를 ‘국가핵심’ 등급으로 지정하고 공공 전산망 등급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또한 한 곳이 멈춰도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이중운영 방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소방청은 화재 이후 전국 데이터센터 163곳을 대상으로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항목은 배터리·UPS(무정전전원장치)·방화구획 등 물리적 안전 요소에 집중됐다. 소방청의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내 리튬배터리 관련 안전조치는 화재 발생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방화셔터·방화구획 업계, 데이터센터 수요 주목
이번 사태는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방화 설비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정자원 화재 당시 소방관이 서버 손상을 우려한 시설 측의 요청으로 3시간가량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데이터센터 내 방화구획 설계와 자동 소화·차연 시스템의 중요성이 재조명됐다. 방화구획이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면 화재 확산 범위를 줄이고 서비스 중단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공공 전산 시설의 이중운영 확대와 DR 체계 강화를 추진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및 기존 시설 증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방화셔터·방화문·내화 자재 등 건축 방화 설비 시장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토교통부 건축법령상 방화구획 기준이 적용되는 전산실·서버실 용도의 시설이 늘어날수록 관련 업계의 납품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방화구획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준공 이후 케이블 관통부 처리 등이 미흡하게 관리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소방청의 데이터센터 화재안전조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인 점검 체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처: 뉴스1,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