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0건, 2019년 3건 — 늦게 시작된 과제

셔터에 사람이 끼이는 사고는 오래전부터 보고돼 왔다. 그런데 본지가 확보한 최근 10년 출원 공보 225건에서 끼임이나 장애물 감지를 발명의 과제로 적은 출원은 2016~2018년에 한 건도 없다. 2019년에 3건이 처음 나타난다. 이경호·신동조의 「방화스크린 셔터 구동장치」 2건은 하강 중 장애물과 닿으면 모터의 공회전을 감지해 멈추는 구성이고, 화이어캅스의 「방화 셔터 장애물 감지 및 통보 장치」는 셔터가 내려올 자리에 쌓인 물품을 적외선으로 감지해 관리자 단말로 알리는 구성이다.

이후 2020년 2건, 2021년 3건, 2022년 2건, 2023년 2건, 2024년 2건, 2025년 1건으로 출원이 이어진다. 15건 가운데 등록특허 7건, 공개특허 8건이다. 이 분석은 확보한 225건 안에서의 것이므로 ‘국내 최초’를 단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명칭에 방화셔터가 들어간 출원 가운데 2018년 이전에 끼임을 과제로 삼은 건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셔터 산업이 사람의 안전을 기술 과제로 받아들인 시점이 그만큼 늦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과수가 세 번 출원하고 등록까지 간 ‘안전사고 방지 셔터’

출원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다. 출원인은 대한민국(관리부서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발명자는 박찬성·전홍필이다. 「안전사고 방지 기능을 가지는 방화셔터 장치」라는 같은 명칭으로 2020년 공개, 2023년 공개를 거쳐 2024년 1월 분할출원한 건이 2025년 2월 12일 등록(제10-2768726호)됐다.

발명의 내용은 감지 장치가 아니다. 셔터면 하단에 힌지로 단 속 빈 하단마감재 안에 폭 방향으로 늘어선 여러 개의 슬라이딩 부재를 스프링으로 아래로 눌러 둔다. 사람이나 물체에 닿으면 해당 부재만 밀려 올라가고 나머지는 바닥에 밀착한다. 공보는 “내려오는 셔터의 하단마감재와 바닥 사이에 사람이 끼어 눌리는 사고를 막는 것”과 “하단마감재가 폭 전체에 걸쳐 한 몸이라 바닥에 밀착하지 못하던 점”을 과제로 적었다. 화재 감식을 맡는 기관이 셔터 끼임을 발명의 과제로 삼아 5년에 걸쳐 등록까지 끌고 갔다는 사실은, 이 사고 유형이 감식 현장에서 반복해 확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고 통계가 공개되지 않는 영역에서 이 특허는 사고의 존재를 증언하는 간접 자료다.

현대백화점이 2017년 출원해 2019년 등록한 「천장에 방화셔터가 설치된 통로의 진입방지장치」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처럼 천장에 셔터가 설치된 통로에 자석으로 붙잡아 둔 차단바를 두어 평상시 출입을 막고, 셔터가 내려오면 그 하중으로 차단바가 열리게 한 구성이다. 셔터 자체의 기술은 아니지만, 대형 판매시설 운영 주체가 셔터 하부의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세 갈래 해법: 감지·정지 9건, 기계 구조 5건, 적치물 통보 1건

15건의 청구항을 읽으면 해법은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 센서나 버튼으로 감지해 강하를 멈추거나 되올리는 방식이 9건으로 가장 많다. 청명엔지니어링은 셔터 주변을 감지해 인체가 있으면 하강을 멈추고 감지가 풀리면 다시 내리게 했고, 애니토이는 통행로 상단과 양 측면에 이중 센서를 두었다. 경동기업은 연동제어기에 긴급 비상 스위치를 두어 누르는 동안 올라갔다가 놓으면 다시 내려오게 했으며, 엘에스이노베이션은 거리측정 센서로 사람과 방치된 물품을 가리게 했다. 거북칼라샷다는 하단마감재의 충격 신호로, (주)대한은 하단마감재에 라이다·적외선·충격 센서와 긴급 개방 버튼을 달아 깔림을 막는 구성이다.

둘째, 감지와 제어 없이 기계 구조로 받아내는 방식이 5건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가압식 하단마감재 3건, 셔터가 내려오면 하단 하우징에서 가림막이 펼쳐져 밑으로 지나가려는 시도를 막는 박예은·박영인의 「방화셔터」, 셔터 하부의 장애물을 바닥 제거 모듈이 구역 밖으로 밀어내는 엠케이소방의 장치가 여기에 든다. 셋째, 화이어캅스의 적치물 감지·통보 장치는 강하 중이 아니라 평상시 셔터 아래 쌓인 물건을 감지해 알리는 유지관리형으로 성격이 다르다. 자체점검 사이의 공백을 장치로 메우려는 시도다.

▲ 15건의 해법 유형. 감지·정지 방식이 9건으로 가장 많지만 KS F 4510의 자중 강하 유지 원칙과 방향이 다르다. (자료: KIPRIS, 셔터뉴스 분류)

표준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화재 시에는 멈추지 말 것’

여기서 제도와의 충돌이 생긴다. KS F 4510(중량 셔터)은 장애물 감지 장치를 구성 부재로 들면서도, 연동 폐쇄 기구에 의해 자동 강하하는 중에는 장애물을 감지하더라도 자중 강하를 유지하도록 정한다. 화재 때 셔터가 멈추면 방화구획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지·정지 방식 9건의 다수는 화재 신호로 내려오는 중에도 사람을 감지하면 멈추거나 되올리는 구성이어서 이 원칙과 방향이 다르다. 여러 공보가 배경기술에서 ‘폐쇄 신호가 자중 강하를 계속 지시하기 때문에 긴급 개방 스위치를 눌러도 셔터가 올라가다 다시 내려온다’고 적고 있다. 표준이 요구하는 동작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셈이다.

인정 심사는 이 쟁점을 다루지 않는다. 본지가 2025~2026년 인정서 124건의 세부인정내용을 분석한 결과 장애물 감지 장치를 적은 문서는 1건, 온도 퓨즈 장치는 0건, 수동 폐쇄 장치는 6건이었다. 구조와 재료, 시공 순서는 상세히 규정하면서 사람이 다치는 것을 막는 장치는 인정의 대상이 아닌 구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특허의 가압식 하단마감재처럼 자중 강하를 유지하면서 끼임 하중을 줄이는 기계 구조는 표준과 충돌하지 않는 해법이지만, 인정 심사에 해당 항목이 없는 한 제조사가 이를 채택할 유인도 없다.

‘멈추는 셔터’와 ‘멈추지 않는 셔터’ 사이의 조건을 표준이 정하지 않는 한, 끼임 방지 기술은 서랍에 남는다

15건의 특허는 같은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이다. 화재 때 내려오는 셔터 아래에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표준의 답은 ‘내려간다’이고, 발명자들의 답은 ‘잠시 멈춘다’ 또는 ‘눌리면 들어간다’이다. 둘 다 이유가 있다. 멈추면 불이 번지고, 멈추지 않으면 사람이 다친다. 문제는 제도가 두 요구 사이에서 어떤 조건에 어느 쪽을 택할지를 정하지 않은 채, 인정 심사에서 안전장치 항목을 비워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등록까지 끌고 간 가압식 하단마감재는 자중 강하를 유지하면서 끼임 하중을 줄이는, 표준과 충돌하지 않는 해법이다. 연기 감지 단계에서만 비접촉 감지로 멈추고 열 감지 단계에서는 내려가게 하는 2단 제어 구성도 여러 공보에 이미 들어 있다. 기술은 확보돼 있다. 남은 것은 인정 심사에 끼임 완화 장치 항목을 신설하고 그 적용 조건을 표준에 적는 제도 작업이다. 다음 기사는 출원이 가장 많이 몰린 주제, 스크린이 레일에서 빠지고 떨어지는 문제 30건을 읽는다.

ⓘ 집계 기준

이 기사의 건수는 본지가 확보한 최근 10년 공보 225건 범위에서 집계한 것으로 국내 전체 통계가 아니다. 특허의 과제·구성은 공보 기재를 요약했고, 출원인·발명자는 공보에 적힌 대로다.

📄 자료 출처

박찬성, 전홍필. (2025). 안전사고 방지 기능을 가지는 방화셔터 장치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10-2768726호). 특허청. 출원인: 대한민국(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기배. (2020). 방화 셔터 장애물 감지 및 통보 장치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10-2112661호). 특허청. 출원인: 주식회사 화이어캅스.

신동조. (2025). 방화 셔터 깔림 사고 방지를 위한 방화 셔터 자동 제어 시스템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10-2832467호). 특허청. 출원인: (주)대한.

정금영. (2024). 방화셔터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10-2689035호). 특허청. 출원인: (주)거북칼라샷다.

오수근. (2019). 천장에 방화셔터가 설치된 통로의 진입방지장치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10-1986893호). 특허청. 출원인: 주식회사 현대백화점.

국가기술표준원. (2021). KS F 4510 중량 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