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4명을 포함해 총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와 관련, 대전경찰청이 손주환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13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뉴시스 보도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 대전경찰청은 2026년 9월 17일 업무상과실치사상·소방시설법 위반·증거 위변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송치 절차를 마쳤다.

수사 결과 이번 화재의 근본 원인은 단발성 설비 결함이 아닌, 오랜 기간 누적된 복합적 안전 관리 부실로 지목됐다. 손 대표 측은 집진 설비 안에 슬러지·기름때 등 인화성 퇴적물이 쌓이도록 장기간 내버려 두고, 휴게실 약 560㎡를 무허가로 증축하면서 방화 구획을 무력화한 혐의를 받는다. 방화문을 닫지 않고 항시 열어 둔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소방수신기 경보 차단, 2017년부터 조직적 운용

대전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안전공업은 2017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소방수신기가 작동하면 현장 확인에 앞서 경보 기능부터 끄도록 규정한 내부 지침을 만들고 전 직원에게 숙지시켰다. 이 관행은 화재 당일에도 그대로 이행됐고, 경보가 꺼진 상태에서 불길이 급속히 번진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실질적인 피난·소방 훈련 역시 형식적으로만 운영됐거나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발화 경위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설비 가동 중 발생한 고온 환경에서 금속 부품 사이의 마찰이나 불꽃이 점화원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을 감정 결과로 제시했다. 다만 특정 공정이나 발화원을 명확히 지목하기는 어렵다는 단서도 달았다. 경찰은 동관 1층 생산 5라인 말단부 인근에서 불길을 처음 목격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연소 패턴과 화재 확산 경로를 종합 분석해 해당 구역 일대를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전공업에 인력을 공급한 하청업체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으나, 경찰은 불법 파견 노동자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이 안전공업 대표이사에게 귀속된다고 보아 해당 혐의를 최종 적용하지 않았다. 불법 파견 혐의 자체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별도 사건으로 입건해 독립적으로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류근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공식 발표에서 “인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해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들이 마땅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참사와 같은 대규모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예방 체계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방화문·소방설비 업계, 관리 실태 점검 요구 고조

이번 사건은 방화문·소방설비 업계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방화문이 일상적으로 열린 채 방치되고 소방수신기 경보 기능이 조직 차원에서 무력화됐다는 수사 결과는, 설비 자체의 성능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현장 운용 방식과 유지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리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뚜렷이 드러낸다. 방화문은 화재 시 연기와 화염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핵심 설비인 만큼, 개방 상태가 유지되면 설치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소방수신기 경보를 선제적으로 끄는 관행 또한 초기 대피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원천 봉쇄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방화 설비 제조·설치 업계에서는 납품 이후 현장 유지 관리 실태에 대한 정기 점검 의무화와 위반 적발 시 제재 수위 상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분기점으로 삼아 소방시설법 위반 처벌 기준과 현장 점검 체계 전반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업계 안팎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뉴시스,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