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북 의성·경남 산청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서울 면적의 80%에 해당하는 48,238ha를 태우며 30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러나 당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안동 만휴정이 방염포 덕분에 무사히 보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화포의 실효성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우송정보대학 고왕열 교수는 시중에 유통되는 4종의 방화포(스크린포·탄화포·글라스포·버미글라스포)를 대상으로 45도 연소성 시험기, ISO 착화성 시험기, 가스토치를 활용한 3가지 시험을 수행해 각 소재의 상대적 성능을 비교했다.
시험별로 ‘챔피언’이 다르다
45도 연소성 시험에서는 버미글라스포를 덮은 목재 표면 온도가 64.61℃로 가장 낮았다. 합판만 시험했을 때 229.07℃였던 것과 비교하면 열 차단 효과가 뚜렷했다. 글라스포(94.8℃)와 스크린포(90.58℃)도 상당한 차단 효과를 보였으나, 탄화포는 95.81℃에 그쳤다.
ISO 착화성 시험에서는 3kW/cm²의 복사열에서 합판이 60초 만에 착화됐지만, 글라스포를 덮은 목재는 90.7℃까지만 올라가 착화하지 않았다. 복사열 차단에서는 글라스포가 가장 우수한 셈이다. 반면 탄화포는 25초 만에 자체 착화되어 복사열에 극히 취약했다.
가스토치 시험에서는 스크린포만이 유일하게 천공이 발생하지 않아 화염을 차단했다. 글라스포와 버미글라스포는 천공이 생겼고, 탄화포는 35초 만에 불이 붙어 실험이 중단됐다.

연구팀은 “방화포에 ‘만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직접 화염에는 스크린포를, 접염 상황에서는 버미글라스포를, 복사열 환경에서는 글라스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조 문화유산 보호 등 실제 적용 시 화재 유형과 조건에 맞는 소재를 과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