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방화문 시험 및 분류 기준의 대전환이 예고됐다. 오는 2029년 9월 2일, 영국 건축규정 승인문서 B(Approved Document B)에서 국가 등급(National Class) 화재·연기 시험 기준이 공식 철회된다. 이에 따라 방화문 제조사들은 기존의 BS 476 기반 시험 성적을 EN 기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국제 소방안전 전문 매체 IFSJ에 따르면, Element Materials Technology의 앤드루 섬너는 2029년 전환 시점이 아직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험·인증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제조사들이 지금 즉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섬너는 특히 EN 13501-2 분류 체계로의 전환이 단순한 서류 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재시험과 성능 재검증을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BS 476에서 EN 13501-2로, 무엇이 달라지나

BS 476은 영국이 수십 년간 사용해 온 국가 방화 시험 규격으로, 방화문의 내화 성능을 ‘분(minute)’ 단위로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반면 EN 13501-2는 유럽 통합 분류 체계로, 내화 성능을 E(차염성), EI(차염·차열성), EW(복사열 제한) 등 기능별 기호와 시간 등급을 조합해 표기한다. 예를 들어 기존 BS 476 기준의 ’30분 방화문’은 EN 체계에서 ‘E 30’ 또는 ‘EI 30’으로 표기되며, 두 기준 간 성능 요건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어 단순 환산이 불가능하다. IFSJ 보도에 따르면, 이 전환 과정에서 기존 BS 476 시험 성적서를 보유한 제품이라도 EN 기준에 따른 별도 시험을 새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제조사에 상당한 시간적·비용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시험기관의 시험 일정 예약과 성적서 발급, 인증 갱신까지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어 2029년 시한을 앞두고 시험기관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KS F 2268-1 기준과의 비교

국내 방화문 성능 시험은 한국산업표준 KS F 2268-1(방화문의 내화 시험 방법)을 기준으로 하며, 소방청 국가화재안전기준(NFSC)과 국토교통부 건축법령 체계 안에서 운용된다. KS F 2268-1은 ISO 834 표준 가열 곡선을 준용하는 점에서 EN 1634-1(방화문 내화 시험)과 기본 원리를 공유하지만, 세부 판정 기준과 시험체 구성 요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국내 기준은 차염성(E)과 차열성(I)을 구분해 갑종·을종 방화문으로 분류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EN 13501-2의 다단계 기능 분류 체계와는 표기 방식이 다르다. 영국의 이번 전환은 국내 기준과 직접적인 법적 연동은 없으나, 글로벌 방화 기준이 EN 체계로 수렴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기준의 국제 정합성 검토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내 방화문·방화셔터 업계 입장에서도 이번 영국의 기준 전환은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국내 제조사 중 영국 또는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수출을 준비 중인 업체는 EN 13501-2 기반의 시험 성적서를 확보해야 시장 접근이 가능해진다. 또한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외국계 발주처나 글로벌 인증을 요구하는 고객사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EN 기준에 대한 이해와 대응 역량을 미리 갖추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2029년까지 약 3년의 준비 기간이 남아 있지만, 시험 일정 확보와 인증 절차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준비 시한은 훨씬 앞당겨진다는 점을 업계가 인식해야 한다.

출처: IFSJ,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