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문건설업 등록업체 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계약실적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업체당 수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정보원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현재 전문건설업체 수는 6만6964개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만5207개) 대비 1757개, 약 2.7% 증가한 수치다. 2023년 말 6만4910개, 2024년 말 6만4651개로 소폭 등락을 보이던 업체 수는 2025년 말 6만6368개로 반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6만6964개까지 늘어났다.
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신규 등록이 이를 압도하고 있다. 건설산업정보원 조사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전문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는 4032개사였던 반면 폐업 업체는 2301개사에 그쳤다. 신규 등록이 폐업보다 1731개사 많아 전체 업체 수 증가를 이끈 것이다.
계약실적 2년 연속 감소, 업체당 수주액 6% 줄어
반면 시장 규모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계약실적 통계에 따르면 전문건설업 계약실적은 2022년 121조8689억원에서 2023년 115조9721억원, 2024년 108조584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22년 대비 2024년 계약실적은 약 13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업체 수 증가와 계약실적 감소가 맞물리면서 업체당 평균 수주액도 급감하고 있다. 건설산업정보원 등록업체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전문건설업체 1곳당 평균 계약액은 2023년 17억9000만원에서 2024년 16억8000만원으로 약 6% 감소했다. 시장에서 한 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물량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업체 수 증가의 배경으로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우선 건설사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공사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다수 법인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거나 규모를 줄인 건설사에서 퇴사한 직원들이 독립해 신규 등록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화·소방 시공 분야도 저가 경쟁 압박 직면
이 같은 구조적 불균형은 방화셔터·방화문·내화충전 등 소방안전 시공 분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건설업은 민간시장 의존도가 높고 중소업체 비중이 큰 만큼 시장 위축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다. 방화 관련 시공 업체들 역시 전문건설업 범주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 수주 경쟁 심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저가 수주 경쟁이 격화될 경우 방화구획 시공의 품질과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건축법상 방화구획은 일정 면적 이상의 건축물에 내화 성능을 갖춘 구조로 설치해야 하며, 시공 품질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화재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저가 낙찰이 반복되면 자재 품질 저하나 시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업계 전반의 안전 수준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체 수는 늘고 있지만 공사 물량이 그만큼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규모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업체만 증가하면 결국 저가 수주와 출혈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건설업은 실제 시공을 담당하는 만큼 저가 경쟁이 품질과 안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신규 착공 감소와 민간 건설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문건설업체 수가 계속 늘어날 경우 수주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화 및 소방안전 시공 분야에서도 품질 기준을 지키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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