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개방 제도가 전문건설업계에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업계 최고위급에서 공식 제기됐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은 지난 9월 1일 세종시 전문건설협회 세종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상호시장 개방을 4~5년간 시행한 결과 제도상 불합리함이 입증됐다”며 업역개편 관련 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문공사 시장의 개방 허용률은 57%에 달해 종합건설사의 진입 문턱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반면 전문건설사가 종합공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비율은 8.7%에 불과하다. 양 업종 간 시장 접근성의 격차가 6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불공정 구조의 핵심: 면허 체계와 자본력 격차
윤 회장은 이 같은 불균형의 원인으로 면허 체계의 차이와 자본력 격차를 지목했다. 그는 “면허 체계가 다른 상황에서 자본력과 기술인력을 갖춘 종합건설사는 전문공사 시장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다”며 “반면 회원사의 98%가 중소업체인 전문건설사는 인력과 자본, 실적 등의 한계로 종합공사 시장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1년부터 종합·전문건설업 간 업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이에 따라 양 업종은 소규모 복합공사와 대형 단일공사 등의 영역에서 상호 입찰 경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실질적인 시장 접근성은 종합건설사에 크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전문건설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도급 구조와 안전·품질 저하 우려
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윤 회장은 종합건설사가 전문공사를 수주한 뒤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대폭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그는 “100원짜리 공사를 70원 수준의 금액으로 시공해야 한다면 안전과 품질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부실시공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업계 이익 다툼을 넘어 시공 품질과 안전 문제로 직결되는 사안이다. 전문건설업체의 피해가 결국 안전과 품질 저하를 거쳐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의 시급성이 부각된다.
현재 4억3000만원 미만 전문공사에 대해서는 종합건설사업자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보호조치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조치는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전문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건설업계는 보호 대상 공사금액 확대, 적용 기간 연장, 일몰 규정 자체 폐지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방화·셔터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업역개편 논란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방화 전문공사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방화구획 시공, 내화충전재 설치, 방화셔터 설치 등은 건축법상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전문건설업체가 주로 담당해 왔다. 종합건설사가 이 같은 전문공사를 수주한 뒤 하도급 단가를 낮춰 재발주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방화 시공의 품질 저하와 내화 성능 미달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방화구획은 건축법 제49조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일정 면적 이상 구획 시 내화구조 적용이 의무화돼 있어, 시공 단가 압박이 법적 기준 충족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크다. 방화 전문업계는 이번 법 개정 논의가 단순한 시장 경쟁 문제가 아닌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임을 강조하며 제도 개선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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