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진출 제도 시행 5년 만에 전문건설업계가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섰다. 전국 6만여 전문건설사와 170만 건설근로자가 참여한 탄원을 통해 불공정 경쟁체제 정상화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4월 28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를 찾아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불공정 경쟁체제 정상화를 촉구하는 회원사 탄원서 40만8391부를 제출했다고 전문건설신문이 보도했다.

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전건협과 설비협은 2021년 건설업종 간 상호시장 진출 이후 수주 불균형과 입찰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전문건설사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탄원을 추진했으며, 40만 명이 넘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종합업체의 전문건설 시장 잠식 심화

전건협은 탄원서를 통해 제도 시행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0억원 미만 발주공사가 99%를 차지하는 전문건설 시장에서 종합업체가 무차별적으로 집중 진출해 상호경쟁이 대부분 이뤄지면서 전문건설 시장이 종합건설업계에 잠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종합업체의 하도급 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유형의 불법하도급 양산과 발주자의 공사 분류기준 혼선, 입찰업체 과다 등 건설산업의 시장 질서가 왜곡되는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이성수 전건협 불공정 경쟁체제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 위원장은 국토부와의 면담에서 소규모 전문공사 전문시공 제도화, 분리 발주제도 활성화, 의제부대공사 범위 확대, 종합공사 동일업종 하도급 제한 등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방화셔터·설비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

이번 전문건설업계의 집단 행동은 방화셔터와 건축설비 분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방화셔터 설치공사는 대부분 전문건설업체가 담당하는 소규모 공사로, 종합건설업체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기존 전문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리모델링과 증축 공사에서 방화구획 설치 및 방화셔터 교체 작업은 전문적인 기술력과 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다. 그러나 상호시장 진출 제도로 인해 종합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문성보다는 가격 경쟁력에 의존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축설비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소방설비, 제연설비 등 안전과 직결되는 전문 분야에서도 종합업체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기존 전문업체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결국 시공 품질 저하와 안전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화셔터나 소방설비 같은 안전 관련 공사는 전문성이 생명인데, 무분별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전문건설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수 위원장은 “중소 전문건설인들은 건설산업의 건강한 발전과 상생협력 기반 회복을 간절히 염원한다”며 “상호시장 진출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탄원서 접수와 관련해 전문건설업계와 긴밀히 협력하여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시행 일정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대한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