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쿠팡 물류창고 화재는 한국 물류시설 화재안전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화재가혹도를 고려하지 않고 사양위주로 설계된 방화셔터가 소실되면서 방재시스템의 근본적 한계가 노출된 것이다. 호서대학교 권영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물류창고 방화구획 성능 기준을 비교 분석해, 국내 기준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냈다.

내화시간 ‘일률 적용’이 문제

국내에서는 건축물의 용도와 면적에 따라 벽·기둥 등 주요 구조부의 내화시간을 세분화하고 있지만, 방화문 및 방화셔터의 내화시간은 일률적으로 비차열 1시간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 IBC에서는 물류창고 주요 구조부의 내화시간을 2~3시간으로 규정하고, 방화문·방화셔터도 1.5~3시간까지 차등 적용한다. 유럽과 미국 기준에서는 가연물의 양과 종류, 화재가혹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화재공학적 분석에 의한 내화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기준은 설계의 편리함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화재하중이 일반 건축물의 3~6배에 달하는 대형 물류창고에는 합리적인 내화설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능위주설계 대상 확대(3만㎡ 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물류창고의 화재특성을 반영한 근본적인 방화구획 설계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