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보이더니 40초 만에 90m 떨어진 전실 끝까지 불이 번졌다.” OO물류센터 지하 4층 CCTV에 기록된 참혹한 현실이다. 가천대·경기대·목원대 공동 연구팀은 이 화재의 CCTV 영상과 Pathfinder 피난시뮬레이션을 비교 분석해, 저온 물류창고 화재의 치명적 위험성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화재 원인: 물 빠진 히터가 우레탄에 불 붙여
화재는 지하 4층 제상펌프실에서 시작됐다. 물탱크 내부 청소를 위해 드레인 밸브를 열어 물을 빼놓은 상태에서, 3개의 시즈히터 중 1개가 계속 작동되며 FRP 및 우레탄폼 내장재에 착화된 것이다. 문제는 먼지와 습기에 의한 감지기 오작동을 이유로 소방시설의 연동이 정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재실자들은 화염이 전실로 분출될 때까지 화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 지하 4층 CCTV에 포착된 화재 진행 과정 (출처: 이진우 외, 2024, Fig. 3)
시뮬레이션 vs 실제: 30초 이상 부족
CCTV 분석 결과, 재실자가 화염을 목격하고 화염에 노출되기까지 최대 20초의 시간밖에 없었다. 반면 Pathfinder 시뮬레이션에서 지하 4층 23명이 모든 출구로 대피하려면 최소 50초, 제한된 출구만 사용하면 105초가 필요했다.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안전 대피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셈이다.
연구팀은 소방시설 연동정지 방지, 우레탄폼 대체재 사용 의무화, 물류창고 특성을 반영한 방화구획 기준 마련, 반복적 피난훈련 체계 구축을 핵심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AI 기반 화재감지 기술 접목과 영하 20℃ 이하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감지기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