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2026년 8월 20일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 소화설비를 원활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인허가·규제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마련됐으며, 국제기준을 반영한 현장 맞춤형 기준 합리화가 핵심이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소방청은 이번 개정안에서 반도체 공장 특수 현장에 맞춘 헤더관 방식 흡수관을 새롭게 허용하고, 고정식 포소화설비 설치기준과 질소가스 축압방식 관련 기준도 합리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기준이 일반 산업시설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클린룸처럼 밀폐·정밀 환경이 요구되는 반도체 공장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현장의 오랜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반도체 공장 현장 맞춤 기준,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려
반도체 클린룸은 초정밀 공정 환경 유지를 위해 일반 공장과는 전혀 다른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기존 소화설비 기준은 이러한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설비 설치 과정에서 인허가 지연이나 기준 해석 논란이 반복됐다. 소방청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국제기준(NFPA 등)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는 헤더관 방식 흡수관을 국내 기준에도 도입함으로써 현장 적용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고정식 포소화설비와 질소가스 축압방식 기준 역시 실제 운용 환경에 맞게 재정비된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국내 기준 체계를 정비하는 작업으로 평가된다.
대형 사업장 화재안전 점검도 병행 추진
G경제에 따르면 전남광주소방은 2026년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대응체계를 집중 점검하는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 점검’을 실시했다. 이는 소방청의 기준 개정 흐름과 맞물려 현장 이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준이 아무리 정비되더라도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준수 여부가 담보되지 않으면 화재 예방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한편 머니투데이 칼럼은 쿠팡 물류창고 화재 교훈을 다루며 위험도 평가 기반의 소급 적용 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도 현행 기준에 준하는 안전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소방 기준 개정 논의가 신축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산업시설 기준 변화 예의주시
이번 소방청의 기준 개정 움직임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건축 방화설비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대형 산업시설은 방화구획 설정과 방화셔터 설치 의무가 엄격히 적용되는 공간이다. 소화설비 기준이 현장 특수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방화구획 관련 기준 역시 유사한 방향의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클린룸처럼 기밀성이 요구되는 공간에서는 방화셔터의 작동 방식이나 연동 기준이 일반 건축물과 달리 적용돼야 한다는 업계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방청이 국제기준을 적극 수용하는 기조를 보이는 만큼, 방화설비 분야에서도 KS 기준 및 NFSC(화재안전기준) 체계의 정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행정예고 이후 진행될 의견 수렴 절차와 최종 고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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