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전문건설업계에 외국인 전문인력 도입이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지원하는 E-7-1 비자 발급 사업이 업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는 회원사의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을 지원하기 위해 2024년부터 E-7-1 비자 발급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에 개별 업체가 직접 해외에서 인력을 검증하고 법무부에 비자 신청을 해야 했던 복잡한 절차를 협회가 대신 지원하는 방식이다.
실적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4년 시범사업 당시 2개 업체 6명에 불과했던 비자 발급 규모는 2025년 10개사 19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21개사 29명에 대한 비자 발급 과정을 진행 중이다. 불과 3년 만에 참여 업체는 10배 이상, 인력 규모는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전문 업무 수행 능력으로 업계 만족도 높아
E-7-1 비자를 통해 도입되는 외국인 전문인력들은 단순 노무를 담당하는 E-9 비자 인력과는 차원이 다른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들어와서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향후 채용 수요가 생긴다면 추가적으로 외국인력을 더 고용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다른 업체 대표는 “외국인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측량은 물론, 캐드(CAD)를 활용한 설계 도면 작업과 수량 산출 등 핵심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건설 사업을 시행할 때 가장 부족한 인력이 바로 초급 엔지니어들”이라며 추가 고용 의사를 내비쳤다.
E-7 비자는 법무부 장관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적인 지식·기술 또는 기능을 가진 외국인력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정하는 분야에 발급하는 비자다. 전문인력(E-7-1), 준전문인력(E-7-2), 일반기능인력(E-7-3), 숙련기능인력(E-7-4)로 구분되며, 체류기간은 3년이고 연장도 가능하다.
E-7-1 비자는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로 총 67개 직종이 허용된다. 건설 관련 직종으로는 건축가, 건축공학 기술자, 토목공학 전문가, 조경 기술자 등이 포함된다.
방화셔터업계도 전문인력 부족 심화
이 같은 외국인 전문인력 도입 확산은 방화셔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화셔터 설계와 시공에는 건축법상 방화구획 규정, 내화성능 기준, 제연설비 연동 등 고도의 전문 지식이 요구된다. 특히 복합건물이나 대형 시설의 방화셔터 설치 시에는 건축공학적 이해와 CAD 설계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가 필수적이다.
한 방화셔터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방화구획 설계나 제연설비 연동 작업을 담당할 수 있는 중급 엔지니어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단순 시공이 아닌 설계 검토부터 현장 적용까지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방화셔터업계의 인력난은 특히 리모델링이나 기존 건물 개보수 현장에서 두드러진다. 기존 방화구획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셔터를 설치하거나, 건축법 개정에 따른 기준 변경 사항을 반영한 설계 변경 작업 등에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방화셔터 분야도 E-7-1 비자를 통한 외국인 전문인력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한국과 유사한 방화 기준을 적용하는 국가들이 많아, 관련 경험을 보유한 엔지니어들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건설협회의 이번 사업 성과는 협회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외국인 전문인력 도입의 핵심 성공 요인임을 보여준다. 개별 업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해외 인력 검증과 비자 발급 절차를 협회가 대행함으로써 중소 전문건설업체들도 우수한 외국인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