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공기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을 확정 공포했다. 기계설비업계에서는 명확한 성능기준 마련과 공동실증을 통한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자관보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을 공포했다. 개정 내용은 제2조제4항 중 ‘제5호에 따른 수열에너지’를 ‘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수열에너지 및 공기열에너지’로 변경하고, 별표1에 제6호를 신설하는 것이다.
새로 신설된 제6호는 공기열에너지를 자연 상태에서 대기 중에 존재하는 열을 히트펌프를 사용해 변환시켜 얻어지는 에너지로 정의했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에너지에 한정된다.
업계 우려사항과 성능기준 요구
기후부장관의 고시 요건을 충족하는 에너지에 한정하도록 규정을 둔 배경에는 기계설비업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공기열에너지를 활용하는 히트펌프가 외기 온도에 따른 성능 변동으로 겨울철 성능 저하, 대량 보급에 따른 전력 피크 수요 증가와 전력망 붕괴 가능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특정한 제약 없이 공기열 히트펌프를 사용해 얻어지는 에너지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려 했다. 하지만 화석연료 기반 전기에너지로 구동되는 히트펌프는 신재생에너지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기계설비업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신설됐다.
기계설비업계는 앞으로 공기열에너지의 활용 기준이 될 고시에 명확한 ‘에너지원·지역별 난방기간의 계절 성능계수와 산정방식’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경우 추운 겨울에는 보조 난방기구 사용이 불가피할 정도로 성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난방기간 계절성능계수(SPF)는 3.3 이상 등 실제 운전 조건을 반영한 성능 기준을 충족하도록 확실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분부하 운전, 계절별 부하 특성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성능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화셔터업계 파급효과와 대응방안
이번 공기열에너지의 재생에너지 인정은 방화셔터 및 건축안전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열 히트펌프 시스템이 대량 보급될 경우 건물 내 전기설비 용량 증가와 함께 방화구획 설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히트펌프 실외기 설치를 위한 공간 확보와 관련 배관 시설이 방화셔터 설치 위치와 겹칠 가능성이 높아 설계 단계부터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전력 피크 수요 증가에 따른 전기실 화재 위험성 증대로 방화문과 방화셔터의 성능 요구사항이 강화될 수 있다. 기존 건물에 히트펌프 시스템을 후설치할 경우 방화구획 변경이 수반되어 방화셔터 업계에는 새로운 시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방화셔터 제조업체들은 히트펌프 관련 설비와 연동되는 제어시스템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재 시 히트펌프 시스템 자동 차단과 방화셔터 작동을 연계하는 통합 제어 솔루션 개발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증과정 투명성 확보 요구
업계는 고시 제정에 앞서 공기열 히트펌프 대량 보급에 따른 전력 피크 수요 증가와 전력망 붕괴 가능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정량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성능 최저 기준 마련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실증 과정에는 민간·관·산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논의 체계를 구축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능 검증과 기준 설정 과정에서 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공기열에너지가 재생에너지로 인정받게 되면서 관련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하지만 명확한 성능기준과 투명한 검증 과정 없이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정부 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기후에너지부 보도자료, 전자관보,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