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써야 할 현장에 20개만”… 일방향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

FIMS가 해결하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물량 관리의 투명성이다. 현행 종이 품질관리서는 발행 주체가 작성해서 다음 단계로 ‘보내면 끝’인 일방향 구조다. 브리핑에서 공개된 내화 구조 분야의 사례는 충격적이었다. 담당자는 “100개를 써야 할 현장에 20개만 인정 자재를 납품하고, 나머지 80개는 일반 자재로 채우는 현장이 비일비재했다”고 밝혔다. 물량이 20개만 들어가도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었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어 그대로 방치됐다는 것이다.

이는 방화셔터를 포함한 모든 인정 자재에 적용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다. 종이 문서로는 공장 출하 이후 자재가 어디에 있는지 추적할 방법이 없고, 중간 유통 과정에서 물량이 빠져나가도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쌍방향 상호 검증 시스템… “보낸 100개, 받은 80개면 승인 불가”

FIMS는 이 문제를 ‘쌍방향 상호 검증’으로 해결한다. 기존에는 제조업체가 품질관리서를 작성해 유통업체로 보내면 그것으로 완료됐다. 하지만 FIMS에서는 보낸 쪽과 받는 쪽의 수량이 교차 확인돼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담당자는 “내가 100개를 보냈는데 받는 쪽에서 80개밖에 안 왔다고 하면 승인이 성립되지 않는다. 상호 검증이 돼야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도입은 제조업체에게 오히려 긍정적이다. 내화 구조 분야에서 먼저 시범 운영한 결과, 인정 업체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물량이 투명하게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확인되면 인정 자재 시장의 공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움터 연동으로 현장 정보 자동 입력… 타이핑 최소화 설계

FIMS의 또 다른 핵심은 세움터(건축행정시스템)와의 직접 연동이다. 제조업체가 품질관리서를 작성할 때 현장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대신, 지역 단위로 검색하면 세움터에 등록된 건축 허가 현장들이 목록으로 표시된다. 원하는 현장을 선택하면 건축주, 시공자, 감리자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인정 구조 정보도 마찬가지다. 인정 번호를 직접 타이핑하는 대신, 조회 기능으로 보유 중인 인정 구조 목록이 표시되고 선택만 하면 된다. 담당자는 “타이핑을 친다는 것은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데 시스템이 최대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바일 앱 환경에서의 사용 편의성도 함께 고려한 설계다.

역할 기반 입력 체계… 제조업체는 편해지고, 시공·감리는 ‘정상화’

FIMS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역할 기반 입력 체계’의 도입이다. 기존에는 제조업체가 품질관리서 전체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공자·감리자 정보까지 제조업체가 대신 기입하고, 현장에 승인 서류를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FIMS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시공자는 본인 ID로 접속해 시공 정보를 입력해야 하고, 감리자도 감리 ID로 접속해 감리 부위를 입력해야 한다. 제조업체의 ID로는 유통·시공·감리 측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 담당자는 “시공이나 감리는 귀찮아지겠지만, 원래 그분들이 그 정보를 넣도록 법은 돼 있었다. 지금까지 인정 업체에게 부담을 지운 것이 편법이었고, 이제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 조치 실시간 연동… 인정 정지 즉시 유통 차단

FIMS는 인정 기관의 행정 조치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특정 인정 구조에 대해 인정 정지가 발생하면, 그 시점부터 해당 구조의 품질관리서는 시스템 내에서 발행이 불가능해진다. 시공자나 유통업자가 정보를 입력해도 확인이 되지 않는 구조다.

이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장치다. 현재는 어제 인정 정지를 받았는데 오늘 제품이 입고되는 상황에서 시공자가 정지 사실을 모르고 자재를 사용하는 일이 가능하다. FIMS에서는 이런 사각지대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인정서에 워터마킹이 찍혀 정지·취소 상태가 시각적으로도 즉시 확인된다.

인정 정보 DB화·GIS 기반 지도 서비스·애뉴얼 리포트 제공

FIMS의 부가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기존에 인정 담당자 개인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존재하던 인정서 정보가 모두 분석 가능한 데이터 형식으로 변환되어 DB에 저장됐다. 이 작업은 2024년부터 계속 진행 중이며, 플랫폼이 본격 운영되면 신규 인정서는 자동으로 DB에 반영된다.

플랫폼은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으로 설계돼 지도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축적된 물량 데이터를 분석해 매해 애뉴얼 리포트를 발행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방화셔터의 경우, 연간 전국 현장에 적용된 총 면적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인정 업체에게는 통계 정보가 제공되고, 국토부와 인정 기관에는 관리를 위한 분석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대외비 정보 완전 암호화… “출력·복사·다운로드 일체 불가”

제조업체의 핵심 기술이 담긴 대외비 정보 보안도 대폭 강화된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배합비 등 대외비 자료를 지포비(GFPB)에 올리지 못하고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별도 제출해 왔다. FIMS에서는 대외비 전용 업로드 기능이 마련됐으며, 업무 진행 중에는 담당자만 열람 가능하고 출력·복사·다운로드가 일체 차단된다. 담당자는 “인정서 발급 후에는 완전 암호화돼서 시스템 관리자의 승인 없이는 인정 기관 담당자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모바일 앱 출시… 공장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즉시 발행

FIMS는 PC 웹 버전과 함께 모바일 앱(Android·iOS)도 개발 완료됐다.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베타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제조업체 실무자는 공장에서 제품을 출하한 뒤 사무실로 돌아갈 필요 없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로 품질관리서를 작성하고 발행 버튼을 누르면 된다.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타이핑을 최소화하고 선택형 입력을 대폭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담당자는 “어떤 업체는 품질관리서 때문에 직원을 새로 고용해야 했다고 하는데, FIMS가 서비스되면 제조업체 측에서는 관리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FIMS 모바일 앱 주요 화면 구성(예시). 메인 대시보드, 품질관리서 발행, 실시간 이력 추적 기능을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FIMS 설명회 정리)

방화셔터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시범 운영 참여가 선제적 대응”

FIMS의 전면 서비스는 방화셔터 업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인정 신청부터 인정서 발급, 품질관리서 운영, 법령 정보 조회, 분기별 실적 보고까지—기존에 지포비·법제처·연구원 홈페이지 등 여러 채널에 분산돼 있던 업무가 FIMS 하나로 통합된다. 인정 업체 실무자는 FIMS 하나만 접속하면 인정 업무의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설명회 이후 방화셔터·승강기 분야에 대해서도 시범 운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예상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직접 시스템을 사용해 보는 방식이다.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초안도 이미 준비돼 있다. 디지털 품질관리 시대의 서막이 오른 만큼, 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출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2026.06.15.),

「건축자재 통합관리 플랫폼(FIMS) 인정업체 대상 설명회」브리핑 현장 취재.

설명회 장소: KICT 30주년 기념홀. 주관: 국토교통부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시험인증본부.

사업명: 건축자재 통합관리 플랫폼 구축(5차년도), 계약번호 R26TA018492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