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시간 이용시설, 장애인 비율 72.7%의 특수성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은 다양한 장애유형을 지닌 장애인이 주간에는 직업교육을, 야간에는 생활관에서 거주하는 24시간 이용시설이다. 이정수, 권용원, 하승용 연구원(충남대학교·배재대학교)은 전국 5개 지역 시설 중 대표 사례를 선정하여 시설현황, 장애유형별 분포, 주·야간 피난훈련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당시 재학생 125명 중 지적·자폐성장애 27.2%, 지체장애 24.0%, 뇌병변장애 15.2%, 청각·언어장애 14.4%의 분포를 보였으며, 중증 장애가 56.0%를 차지했다. 주간에는 교직원 1인당 2.65명의 장애인 피난을 담당하지만, 야간에는 사감 2명이 41명의 생활관 학생을 담당하여 비장애인 1인당 장애인 20.5명의 재난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극한 구조다.

방화셔터 턱·원형 슬라이드·불규칙 계단… 피난 장벽 속속 드러나

시설 현장조사 결과, 장애인 피난을 가로막는 다수의 물리적 장벽이 확인됐다. 생활관에 설치된 방화셔터는 하부 문턱이 돌출되어 있어 휠체어 장애인이 피난 시 통과에 심각한 어려움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또한 4층 경사로 방향의 방화문은 개폐방향이 피난탈출 방향과 충돌하고 있었다.

주계단은 개보수 과정에서 계단참 부분이 부적절하게 시공되어 시각·지체장애인에게 위험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고, 생활관 원형계단은 위험성 때문에 접근 자체가 차단된 상태였다. 피난용 미끄럼틀도 실제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가능한 구조였으며, 복도에는 전동휠체어가 상시 주차되어 있어 긴급피난 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클러치 사용 장애인, 피난거리 262m·소요시간 최대 5분

주·야간 피난훈련을 통해 장애유형별 피난거리와 속도를 분석한 결과, 3층 강의실에서 클러치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지상으로 피난하는 데 262m의 최장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야간 훈련에서는 4층 클러치 사용 장애인이 265m를 5분 2초에, 3층 클러치 장애인이 201m를 5분 5초에 피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층 베란다를 임시피난구역으로 설정한 경우 피난거리가 20m로 단축되어 50초 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수직피난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은 임시피난구역(refuge area)에서 소방관이 도착할 때까지 대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 메시지

이번 연구는 장애인 교육·거주 복합시설에서 방화셔터 턱 제거, 불규칙 계단 개보수, 피난로 휠체어 회전반경 확보, 피난통로 유효폭 확보 등 구체적인 시설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장애유형별 최적 피난시나리오 구축과 임시피난구역 설정이 장애인 재난안전의 핵심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