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 일본인 여성 1명이 숨진 서울 중구 소공동 게스트하우스 ‘서울큐브명동’에 현행법상 맞지 않는 불법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시설에 의무 설치해야 하는 연기감지기 대신 열감지기가 천장에 버젓이 달려 있었으며, 이는 10년 전부터 시행된 법규를 위반한 것이다.
화재는 4월 14일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중구 소공동 복합건물 3층에 위치한 캡슐형 숙박시설에서 발생했다. 3층 C룸에서 시작된 불은 내부 가연물을 타고 삽시간에 번져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사상자가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설계도면과 실제 설치 시설 불일치
소방방재신문 취재 결과 화재 발생 1년 10개월 전 용도변경 당시 설계도면에는 ‘연기감지기’로 표기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열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숙박시설의 경우 2014년부터 연기감지기 설치가 의무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에 맞지 않는 시설이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공사업체의 과실인지, 공사 이후 감지기를 교체한 것인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관할 소방서는 용도변경 당시 해당 시설을 ‘비협의 대상’으로 분류해 소방 예방 행정에 구멍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6층과 7층에도 열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사각지대가 얼마나 더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방시설 점검 체계의 한계 노출
점검업체의 부실 점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점검업체는 용도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소방시설을 걸러내지 못했다. 이는 현행 소방시설 점검 체계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방화셔터 및 소방시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의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박시설의 소방시설 설치 기준이 강화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시공과 점검, 감독 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캡슐형 숙박시설처럼 밀집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연기감지기의 조기 경보 기능이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시설 점검과 유지관리 체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시설 설치업체들은 설계도면과 실제 설치 시설 간 불일치를 방지하기 위한 품질관리 시스템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점검업체들도 법규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출처: 소방방재신문,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