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반도체 공장 등 첨단산업 건축물에 적용되는 방화벽 설치 의무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오는 8월 24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의 획일적인 층간 방화구획·방화벽 의무에서 벗어나, 성능위주설계와 소방 설비 조합을 통해 방화 성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규제 체계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화재 안전을 정량적 성능 목표와 시뮬레이션에 기반해 평가하는 해외 NFPA(미국화재예방협회,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계열 성능기반 설계(Performance-Based Design) 개념을 국내 제도에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화벽 완화의 조건과 구조

이데일리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 공장에서 공정 변경 시마다 층간 방화구획과 방화벽을 재설치해야 하는 규제로 인해 생산 효율성 저하와 비용 부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데 따른 조치다. 개정안은 설비·배관 공간을 다른 구역과 명확히 분리하고, 소방청 성능위주설계 평가단 심의를 거쳐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별도의 층간 방화구획 설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즉, ‘방화벽을 완화하되 방화 성능 목표는 유지’하는 구조로, 물리적 장벽 의무를 줄이는 대신 성능 검증 절차와 자동 소화 설비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소방청 성능위주설계 평가단 심의를 전제로 스프링클러 설비를 방화구획 대체 수단으로 인정하는 이번 방향은, NFPA 13(스프링클러 설치 기준)과 NFPA 101(인명 안전 코드, Life Safety Code) 등 해외 코드에서 방화구획·피난·스프링클러를 성능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접근 방식과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는 NFPA 13 기반 스프링클러 설계와 NFPA 5000(건축·건설 안전 코드) 계열의 건축 방화 성능 설계를 결합해 시설별 맞춤형 성능 설계와 규제 완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사례가 이미 정착되어 있다.

국내 KS 기준과 NFPA 체계의 정렬

국내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과 KS F 2268-1(방화문·방화셔터 내화시험 국가표준)은 갑종 방화문에 대해 비차열(E) 1시간과 차열(EI) 30분 이상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내화·차열 성능 구분 체계는 NFPA 80(방화문·셔터 설치 및 유지 기준)과 NFPA 251 등에서 제시하는 내화 성능 등급 체계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 이는 국내 방화문·방화셔터 규격이 해외 NFPA 내화·개구부 보호 기준을 참고해 발전해 온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반도체 공장 방화규제 완화 논의는 방화셔터·방화문·방화구획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능위주설계 평가단 심의가 방화구획 면제의 전제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제품 납품을 넘어 NFPA 수준의 성능 해석과 통합 설계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링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방화셔터·방화문 제품군은 NFPA가 요구하는 개구부 보호·내화 등급·연기 차단 성능과 국내 KS·고시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고부가가치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첨단산업 시설 특성상 대형 발주가 집중되는 시장인 만큼, 해외 NFPA 기준에 대한 이해와 국내 성능위주설계 심의 대응 역량을 갖춘 업체가 향후 조달·인증·제품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 이데일리, 아이뉴스24,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