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화재로 인한 아동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연기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26년 9월 22일 정부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공동주택을 내년부터 전기 안전 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하고, 화재 감지·초기 진압 장비 보급을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만 해도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 화재로 초등학생 남매가 숨지고, 서울 은마아파트 화재로 여고생 1명이 사망하고 가족이 부상을 입었다. 두 사건 모두 건축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주택에서 발생했으며, 스프링클러와 연기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2025년 9월 부산 아파트 화재로 어린이 4명이 숨진 이후 정부가 긴급 화재안전점검과 취약 세대 감지기 설치 등의 대책을 시행했음에도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도적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연기감지기 900만 세대 보급, 지원 대상 전면 확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연기감지기 설치가 필요한 세대는 전국 900만 세대에 달한다. 정부는 기존의 저소득층 위주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화재 취약 주택 전반으로 보급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조덕진 행정안전부 사회재난실장은 관련 발표에서 “일반 세대에 대해서도 조기에 단독 경보형 연기 감지기를 확대하려면 더 많은 홍보와 캠페인이 필요하다”며 대대적인 보급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단독 경보형 연기감지기는 화재 초기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 장치로, 피난 골든타임 확보에 직결되는 핵심 설비다.
스프링클러 신규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668만 세대에는 자동확산소화기를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자동확산소화기는 화재 열기에 반응해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장치로, 배관 공사 없이 설치할 수 있어 노후 건축물에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예산 지연 우려…업계 대응 과제도 부상
다만 지원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상 그 사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비비를 확보한다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데, 항상 내년 예산을 확보해서 시행해야 하다 보니 시행 시점이 많이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아동 사상자 예방을 위해 야간 돌봄 시설 확대 등 돌봄 서비스 강화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방화·소방 설비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동확산소화기 668만 세대 보급 계획은 관련 제품 수요를 대규모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단독 경보형 연기감지기 역시 900만 세대를 목표로 한 보급 확대가 추진되는 만큼, 인증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소방 설비 제조사와 시공 업체 모두 수혜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예산 배정 시기와 조달 방식에 따라 실제 발주 시점이 유동적일 수 있어, 업계는 정부의 예산안 편성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방화문·방화셔터 등 건축 방화 설비 분야에서도 노후 공동주택 전기 안전 점검 의무화 확대가 방화 구획 점검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출처: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셔터뉴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