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을 시공하거나 감리한 업체가 동일 건물의 소방시설 최초점검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2월 발생한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최초점검 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입법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다.

이해충돌 차단, 5가지 관계 유형 명시

소방방재신문에 따르면,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는 2024년 12월 기장군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음에도 화재 당일까지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공 건물로 인정받은 셈이다. 더욱이 해당 건물의 소방시설 최초점검은 관계인이 아닌 시공사로부터 의뢰받은 전문업체가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와 이해관계가 얽힌 점검 구조에서는 소방시설 부실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이해충돌 구조를 차단하기 위해 최초점검 수행 주체의 자격 요건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했다. 개정안은 소방시설 관리업자가 해당 특정소방대상물의 소방시설공사·감리업자와 ▲동일한 사람이거나 동일한 법인 ▲기업집단 관계 ▲법인 대표자이거나 고용 관계 ▲법인과 그 법인의 임직원 관계 ▲친족관계인 경우 최초점검을 수행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소방시설관리업 등록 취소나 6개월 이내 영업정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명시됐다.

최초점검 시점도 ‘선임 후 30일 이내’로 조정

개정안에는 최초점검 수행 시점을 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 제도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의 경우 사용승인일부터 60일 이내에 최초점검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이를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일부터 30일 이내’로 변경했다. 소방안전관리자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초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소방안전관리자를 이미 선임했거나 선임이 연기·지연된 경우에는 현행 기준인 사용승인일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

이번 법안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소방시설 전반의 점검 신뢰성과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행 구조에서는 시공 단계부터 점검 단계까지 동일한 이해관계자가 관여할 수 있어, 방화셔터나 방화문의 작동 불량·설치 부실이 최초점검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을 위험이 상존해 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공·감리와 점검 주체가 분리되어 소방시설 전반의 품질 검증 체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일부 소규모 소방시설 관리업체는 수주 범위가 제한될 수 있어 업계 내 구조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처: 소방방재신문,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