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3m 시험체의 한계… ‘대형’ 셔터 구조검토 사각지대
현행 방화셔터 성능검증 체계의 핵심 문제는 시험체 크기의 한계다. 국내 실험시설에서 시험할 수 있는 최대 시험체는 3m×3m 규격이지만, 실제 건축 현장—특히 물류시설과 대형 상업시설—에서 설치되는 방화셔터는 가로 8m, 세로 4m에 달한다. KS F 4510(중량셔터) 기준으로도 가로 8m 이하, 세로 4m 이하까지 설치할 수 있으나, 이 범위의 셔터에 대한 표준적인 규격산정 절차는 국내에 미규정 상태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행 기준이 상온 시 부재 구조 건전성 검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화재 시(고온 시) 부재의 구조 건전성 검토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이다. 구조 검토 기준 자체가 부재하다 보니 구조기술사마다 검토 방법이 상이한 실정이었다. 이에 방재시험연구원은 영국의 BS EN 15269-1, 10, 11을 검토한 뒤 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채택하여 규격산정 기준안을 마련했다.

▲ 방화셔터 기준 개선(안) 필요성 — 스크린셔터 성능평가·규격산정·복사열 차단 3대 과제 (출처: 공청회 발표자료, 슬라이드 1-3)
시뮬레이션 결과 — 너비 4m부터 ‘방화구획 기능 상실’
방재시험연구원이 수행한 규격산정 Case Study 3에서는 철재 및 스크린 방화셔터의 배럴 처짐을 온도별·크기별로 시뮬레이션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철재 셔터 기준으로 너비 3m×높이 3m에서는 국내 적용 범위(538℃)에서 처짐이 미미했으나, 너비가 4m으로 늘어나는 순간 배럴이 셔터박스 하부면(인방)까지 처져 방화구획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비 6m에서는 처짐량이 2,000mm를 넘겼고, 8m에서는 10,000mm 이상으로 급증했다. 스크린 방화셔터 역시 동일한 패턴을 보여, 셔터 유형에 관계없이 너비 4m가 구조적 안전성의 임계점임이 확인됐다.

배럴 외경 키워도 84% 감소가 한계… 지지브라켓 불가피
배럴의 외경과 두께를 증가시키면 처짐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Case Study 3에서 두께 2mm를 고정한 채 외경을 114.3mm에서 216.3mm로 키운 결과, 철재 셔터의 처짐량이 약 84% 감소했다. 동일 외경(114.3mm)에서 두께를 2mm에서 4.5mm로 늘린 경우에는 약 49% 감소에 그쳤다. 스크린 셔터의 경우 외경 증가 시 약 82%, 두께 증가 시 약 41% 감소하는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규격 변경에도 불구하고 배럴의 외경 및 두께가 증가하더라도 고온 상태에서 셔터박스 하부면(인방)까지 처지는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대책으로 배럴 지지브라켓 설치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 너비별 배럴 처짐 검토 결과(철재) — 4m 이상부터 셔터박스 하부면까지 처짐 확인 (출처: 공청회 발표자료, 슬라이드 3-11)
배럴 지지브라켓 규격 도출 — 자중의 62.5% 지지력 확보
배럴 지지브라켓의 설계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배럴 지지브라켓의 지지력은 배럴 응력의 62.5%(1개 설치 시) 또는 31.25%(2개 설치 시)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W_r total ≥ W_BA × 0.625/n (n = 1 or 2)’이다.
구체적으로 배럴 지지브라켓 1개 설치 시 최소 지지력은 4.535kN, 2개 설치 시에는 각각 2.268kN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50×30×1.6mm부터 150×75×3.2mm까지 7가지 각파이프 규격에 대해 지지력을 계산했으며, 구조적으로 안전한 규격을 도출했다. 캔틸레버 구조물일 경우에는 제안된 계산식에 의한 응력 계산이, 부정정 구조물일 경우에는 추가적인 구조해석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 배럴 지지브라켓 지지력 검토 — 7가지 각파이프 규격별 최대 지지력 비교 (출처: 공청회 발표자료, 슬라이드 3-15)
복사열 착화 실험 — 스크린셔터 1m 이격 시 12kW/m² 초과
복사열 차단 방화셔터 품목 도입의 근거가 된 수용물품 착화 실험도 주목할 만하다. 스크린셔터와 철재셔터 뒤에 종이·목재·플라스틱·랩핑 종이 박스를 이격거리 1m, 2m, 3m, 4m에 각각 배치하고 착화 여부와 복사열량·복사온도를 측정했다.
종이 박스의 경우 스크린셔터에서 1m 이격 시 복사열량이 약 12kW/m², 복사온도가 약 230℃에 달했다. 철재셔터에서도 1m 이격 시 약 10kW/m², 150℃를 기록했다. 플라스틱 박스는 가장 위험한 결과를 보여, 스크린셔터 1m 이격 시 약 5분 만에 착화됐고 복사열량이 최대 25kW/m²에 이르렀다. 목재 박스의 경우 스크린셔터 1m 이격 시 약 15분, 철재셔터에서는 약 35분 후 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사열 차단 방화셔터’ 품목 도입 — 10kW/m² 기준 신설
이러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방재시험연구원은 복사열 차단 성능기준을 제시했다. 핵심 기준은 ‘요구시간 동안 시험체 중앙 부위로부터 1m 이격거리에서 측정한 복사열량이 10kW/m²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차열’과 ‘비차열’ 두 가지 인정 품목만 존재하는데, 여기에 ‘복사열 차단 방화셔터’와 ‘복사열 차단 방화문’이 새로운 품목으로 추가된다.
이에 따라 수용물품(가연물)의 이격거리도 차등 적용된다. 비차열 방화설비는 3~4m 이상, 복사열 차단 제품은 1m 이상의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하며, 완전 차열 제품은 이격거리 제한이 없다. 이는 물류시설처럼 가연물이 방화셔터 근처에 적재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실질적인 화재 확산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준이다.

▲ 복사열 차단 방화셔터 품목 도입 내용 — 10kW/m² 기준 및 이격거리 차등 적용 (출처: 공청회 발표자료, 슬라이드 4-4)
규격산정 기준과 복사열 차단 품목 도입은 방화셔터 제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 3m×3m 시험체로 검증되지 않는 대형 셔터의 구조적 안전성 확보, 그리고 복사열에 의한 화재 확산 방지라는 두 축이 제도화될 경우,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쳐 업계의 대응이 요구된다. 다만 이번 발표 내용은 연구 결과에 기반한 개선안으로, 기존 품질인정 제품에 대한 적용 범위와 경과조치는 추가 논의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 (2026). 방화셔터 기준 개선(안) –
방화셔터 규격산정 기준안 및 복사열 차단 방화셔터 품목 도입. 물류시설 화재 안전성 및 위험도 관리 기술 개발 연구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