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감지형 댐퍼, 욕실에선 오히려 ‘역효과’
2021년 8월 시행된 건축물 피난·방화구조 기준 규칙 개정에 따라 공동주택 방화구획 관통부위에는 연기 또는 불꽃감지에 의해 자동으로 닫히는 연기감지형 방화댐퍼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방의 경우 연기가 항상 발생하는 특성을 고려해 온도감지형 설치가 허용된 반면, 욕실은 이 예외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유선화, 구본준, 서주원 연구원(한국토지주택공사)은 이러한 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현장 실험을 통해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공동주택 욕실에는 자동역류방지댐퍼(전동댐퍼)가 의무 설치되어 있어 화재 시 인접세대로 연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 화재 재현실험: 4가지 시나리오 모두 ‘연기 유입 없음’
연구진은 방재시험연구원 입회 하에 공동주택 욕실 환기덕트를 통한 연기확산실험을 수행했다. 실제 화재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3개의 Fire Tray에 에탄올을 사용해 화재를 발생시키고, Oil 기반 연막액으로 연기를 확산시켰다. 소공간 화재로 발생 2분 내 연기로 시야확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화재층과 상부층의 배기팬 작동 유무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를 검증한 결과, 모든 조건에서 상부층으로의 연기 유입이 발생하지 않았다. 배기팬이 모두 정지한 경우 전동댐퍼가 물리적으로 연기를 차단했고, 양층 모두 작동하는 경우에도 상부층 배기팬이 신선한 공기를 밀어내어 연기 유입을 막았다.
■ 자동역류방지댐퍼의 기밀성, 연기감지형보다 압도적 우수
성능 비교 결과, 자동역류방지댐퍼의 누설량 기준은 KARSE B 0055-6334 기준 55cm³/h인 반면, 연기감지형 방화댐퍼는 KS F 2822 기준 300,000,000cm³/h로 기밀성에서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또한 자동역류방지댐퍼는 내열성 고무패킹을 갖추고 있고 정전 시 자동폐쇄되는 구조로, 방화댐퍼의 방연성능 시험기준(KS F 2822)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핵심 메시지
이번 연구는 공동주택 욕실에서 연기감지형 방화댐퍼가 오히려 비화재보, 고장, 유지관리 곤란 등의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향후 욕실도 주방과 동일하게 온도퓨즈식 방화댐퍼 설치를 허용하는 법적 기준 보완이 시급하며, 온도퓨즈식 댐퍼 작동온도(72℃)에 대한 화염 실험을 통한 신뢰성 검증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