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쿠팡 화재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화된 화재안전시설을 갖췄음에도 화재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축물 방화구획 기준의 실효성과 화재안전시설 전반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방재신문 FPN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강화된 화재안전시설이 설치된 건축물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는 방화구획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전반에 걸친 점검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방화구획 기준과 현장 적용의 괴리

현행 건축법령에 따르면 12층 이상이거나 높이 50m 이상인 건축물에는 2시간 이상의 내화성능을 갖춘 방화구획을 설치해야 한다. 방화구획은 화재 발생 시 불길과 연기가 다른 구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 안전장치로, 방화셔터·방화문·내화충전재 등이 이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다. 그러나 소방방재신문 FPN에 따르면, 법정 기준을 충족한 시설이라 하더라도 실제 화재 상황에서는 설계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례를 통해 재확인됐다.

대형 물류센터는 넓은 개방형 공간 구조와 대량의 가연성 물품 적재라는 특성상 화재 하중이 일반 건축물보다 현저히 높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방화구획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설계 단계에서부터 실제 운용 환경을 반영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방화구획 면적 기준, 방화셔터의 작동 신뢰성, 제연설비와의 연동 여부 등 복합적인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 미치는 파장

이번 화재 재조명은 방화셔터·방화문 등 관련 제조·시공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법정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납품·시공했더라도 실제 화재에서 기대한 성능이 발휘되지 않을 경우 제조사와 시공사 모두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자체의 성능 인증 기준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시공 후 유지관리 체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화셔터의 경우 정기적인 작동 점검과 부품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재 발생 시 오작동하거나 작동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내화충전재 역시 시공 이후 건물 구조 변경이나 배관·배선 추가 공사 과정에서 훼손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된다.

방화구획 관련 제품의 설계·시공·유지관리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형 물류센터처럼 화재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대해서는 정기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방화구획 훼손 여부를 상시 확인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 재조명은 단순히 한 사건의 복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형 건축물의 화재안전 설계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설치된 시설이 실제 화재 상황에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지를 업계와 당국이 함께 점검해야 할 시점임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출처: 소방방재신문 FPN,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