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공장에서 14명이 숨진 화재 참사 이후, 현행 소방시설 점검 체계가 실질적인 인명 보호에 충분한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매년 자체 소방점검을 실시해 온 것으로 확인됐으나, 대형 인명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점검 제도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소방·안전 전문가들은 현재의 점검 체계가 소화시설 작동 여부 등 설비 중심 체크리스트에 치우쳐 있어, 화재 시 연기 이동 경로, 피난 동선, 방화구획, 방화문·방화셔터 등의 실질적 위험 요소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소방시설이 있어도 현장이 위험하면 인명피해를 막기 어렵다”며, 기존 법정 점검표가 스프링클러·소화기 등의 존재와 작동 여부에 집중된 나머지 위험물 적치, 피난 장애물, 연기·불길 확산 경로, 방화구획 및 방화문 관리 상태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검 체계 전환 요구, 국회까지 확산

FPN 소방방재신문에 따르면, 전용기 의원은 화약류·위험물을 제조·저장·취급하는 시설에 대해 ‘규모와 관계없이’ 소방시설 설치와 자체점검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제도는 일정 규모 미만의 위험물 시설을 소방시설 설치·점검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화재·폭발 시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위험물 저장·취급시설 전반을 소방시설 설치 및 정기 점검 의무 체계로 편입하는 법 개정 필요성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제도 개선 방향으로 피난·방화 성능과 현장 위험요인을 점검 의무 항목에 포함하는 방식의 재설계를 제안하고 있다.

한편, 공동주택 분야에서도 소방시설 점검 의무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는 공동주택 화재 예방을 위해 ‘공동주택 소방시설 세대점검’ 제도를 안내하며 입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세대점검 대상은 주택으로 사용하는 층수가 5층 이상인 공동주택의 모든 세대이며, 최초 점검 이후 2년마다 1회 점검하는 주기가 적용된다. 점검 항목에는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자동확산소화기, 스프링클러 헤드, 가스누설경보기, 피난기구 등이 포함돼 있어, 세대 내 설치 의무가 있는 주택용 소방시설 전반의 상태를 입주민이 직접 확인하도록 제도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의무화된 세대점검이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다.

방화셔터·방화문 업계, 점검 강화에 주목

이번 논의는 방화셔터·방화문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현행 점검 체계의 한계로 지목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방화문·방화셔터의 작동 및 폐쇄 상태 점검 부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법정 점검표는 소화설비·경보설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방화구획을 구성하는 방화셔터와 방화문의 실제 작동 여부, 폐쇄 성능, 장애물 적치 여부 등은 점검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왔다. 만약 향후 제도 개선 과정에서 피난·차단 성능 중심의 점검 항목이 강화된다면, 방화셔터·방화문의 정기 점검 의무와 유지·관리 기준이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이러한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품의 작동 신뢰성 향상과 유지보수 체계 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처: FPN 소방방재신문, 한국화재방송, 셔터뉴스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