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인한 종합·전문건설업계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종합건설업계는 상호시장 개방의 예정 시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전문건설업계는 제도 보완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건설신문에 따르면 상호시장 허용제도는 2021년 공공공사를 시작으로 본격 시행됐다. 제도 도입 당시 정부는 업역 칸막이를 허물고 건설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건설업계는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전문업계는 종합업체의 전문공사 시장 진입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전문업체의 종합공사 진입은 각종 요건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진입 장벽의 구조적 불균형
전문업체가 종합공사에 참여하려면 해당 공사를 구성하는 다수 전문업종을 보유해야 한다. 또 종합업종 등록기준도 충족해야 하며 실적 요건도 따라붙는다. 전문업계는 제도상 시장 참여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제 진입 여건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특히 전문건설업체 대부분이 1~2개 전문업종을 보유한 중소업체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업계에 따르면 2개 이하 전문업종 보유업체는 전체 전문업체의 88.8%에 달한다. 1개 전문업종만 보유한 업체도 66.7%로 제시됐다.
종합공사 입찰에서 2~3개 업종만 요구돼도 상당수 전문업체가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대로 종합업체는 전문공사 시장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업계 주장이다.
전문업계는 같은 상호시장이라도 한쪽은 진입이 쉽고 다른 한쪽은 진입 장벽이 높다면 공정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입찰 사례를 보면 불공정 경쟁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초등학교 본관동 내진보강 전문공사 입찰에는 전문업체 16개사가 참여했다. 반면 종합업체는 439개사가 참여해 불공정한 경쟁 구도를 드러냈다. 이는 27:1의 압도적인 경쟁률 차이를 보여준다.
방화셔터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
상호시장 개방제도의 불균형은 방화셔터 및 방화문 설치 전문업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화구획 설치공사는 대부분 전문공사로 분류되는데, 종합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기존 전문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학교나 공공건물의 내진보강공사에는 방화셔터 교체나 신설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사에서 종합업체들이 압도적인 수로 참여하면서 방화설비 전문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방화구획 관련 전문업체들은 대부분 1~2개 업종만 보유한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종합공사에 참여하려면 건축, 토목, 전기, 소방 등 다양한 업종을 보유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종합업체들은 방화설비 설치 전문공사에 별다른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보호구간 논란도 핵심 쟁점이다. 현재 일정 금액 미만 전문공사에는 종합업체 참여가 제한돼 있다. 종합업계는 4억3000만원 미만 전문공사에 종합업체 진출이 6년간 제한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전문건설업계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업역 다툼이 아니라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는 상호시장 개방의 취지는 살리되, 실질적인 경쟁 여건을 균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셔터뉴스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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