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미국과 중국에서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HPF(Hot Press Forming, 핫스탬핑) 핵심 특허를 잇달아 무력화하며 글로벌 자동차강판 특허 경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동안 방어에 집중하던 포스코가 직접적인 권리행사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아르셀로미탈 중심이던 핫스탬핑 특허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철강금속신문에 따르면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지난 7월 16일 포스코가 아르셀로미탈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에서 미국 특허 제10,961,602호와 제11,326,227호의 청구항이 선행기술을 고려할 때 자명하여 특허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포스코는 2024년 9월 해당 두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제기했으며, 이는 아르셀로미탈의 특허가 포스코의 핫스탬핑 제품과 완성차 고객사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미국 ITC·PTAB서 연이어 무효 결정

철강업계에 따르면 아르셀로미탈은 2024년 4월 베트남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VinFast)가 해당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국 내 차량 수입금지를 청구했다. 그러나 ITC는 지난해 두 특허를 무효로 판단하고 아르셀로미탈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 PTAB도 동일한 특허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리면서 아르셀로미탈 특허의 유효성은 두 기관에서 연속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이후 빈패스트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기했던 관련 특허침해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특허권자 보호 기조가 강한 미국에서 ITC와 PTAB 양쪽 모두 아르셀로미탈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점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핫스탬핑은 강판을 고온으로 가열한 뒤 금형에서 성형과 냉각을 동시에 진행하는 기술로, 차체 무게를 줄이면서 충돌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 전기차와 고급 자동차를 중심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 환경·연비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핫스탬핑 기술과 관련 특허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중국서도 경쟁사 특허 무효화 참여

중국에서도 아르셀로미탈이 특허침해소송의 근거로 삼은 핫스탬핑 특허가 무효화됐다. 철강금속신문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국에서도 아르셀로미탈의 핵심 특허 무효화 절차에 참여하며 자사 기술과 고객사를 보호하는 데 나섰다. 포스코는 방어적 대응을 넘어 중국과 유럽에서 직접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공세적 권리행사로 전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특허 경쟁력이 제품 공급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일련의 특허 분쟁 결과는 방화문·방화셔터 등 건축 안전 부재 제조업계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화문과 방화셔터의 심재(心材) 및 외장 강판은 고강도 냉연·열연 강판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며, 핫스탬핑 기술이 적용된 고강도 강판의 특허 구도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소재 공급 다양화와 가격 경쟁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르셀로미탈의 특허 독점력이 약화될 경우 포스코를 비롯한 복수의 철강사가 관련 기술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고강도 강판 소재의 공급 선택지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방화 부재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재 조달 경쟁이 심화되면 원가 절감 여지가 생길 수 있어 시장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출처: 철강금속신문, 셔터뉴스 취재